개인적으로 마음을 경건하게 할 때 애청하는 음악을 소개하려고 합니다(사실은 2곡만 주로). 종교가 없는 박종호 님의 책을 통해 알게 된 곡으로, 샤를 구노의 [성 세실리아를 위한 미사]를 감상해 보려고 합니다. 종교음악이란 것을 잠시 잊고 마음의 정화를 위해서 한 번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샤를 구노(Charles Francois Gounod, 1818-1893)
샤를 구노는 부모가 모두 미술가인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4살 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게 되자 어머니가 그에게 미술과 음악을 가르쳤습니다. 미술과 음악 사이에서 구노는 13세에 로시니의 오페라 [오델로]를 듣고 음악으로 진로를 정합니다. 파리 음악원에 입학한 후 3년 후에 구노는 로마 대상을 수상하여 로마로 유학을 떠나게 됩니다. 로마 대상은 1663년 제정된 프랑스 정부가 로마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장학금입니다. 로마에서 16세기 종교음악을 연구하면서 종교적인 사람이 되었고, 한때 음악가와 성직자 사이에서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구노는 1859년 초연된 오페라 [파우스트]가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작곡가가 됩니다. 당시 유럽에서 베르디의 3대 오페라와 바그너 열풍이 불어닥친 가운데 파우스트는 유럽을 열광시켰다고 합니다. 그 후 [로미오와 줄리엣]이 성공하긴 하지만 파우스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말년에 구노는 종교음악으로 큰 성공을 거두게 되는데, [성 세실리아를 위한 장엄 미사]가 대표적인 곡입니다. 바흐의 평균율을 기반으로 한 ‘아베마리아’도 아주 유명하지요.
여담이지만 구노는 프랑스와 프로이센의 전쟁으로 영국에 머물다 조지나 웰던 부인과 외도를 하게 됩니다. 제가 "인간의 양면성"으로 소개했던 프란츠 리스트와도 닮은 면이 좀 있네요.
[성 세실리아(이탈리아 체칠리아)를 위한 장엄 미사](Messe solennelle de Sainte Cécile)
미사곡은 예배를 위한 것과 연주를 위한 것이 있는데, [성 세실리아를 위한 장엄 미사]는 연주용으로 헌정된 곡입니다. 구노가 1846년 이후 작곡했던 것의 일부를 1851년 런던에서 공연했을 때 큰 인기와 환호를 받은 후 다른 부분을 보충하여 1855년 완성되었습니다. 전 곡의 초연은 1855년 성 세실리아 축일인 11월 22일에 이루어졌습니다. 이 곡에 대하여 생상스는 극찬한 것은 유명합니다.
세실리아는 로마 귀족의 딸로서 신실한 신앙인으로 많은 구제사업 활동을 하다가 3세기 말에 순교한 여성이라고 합니다. 또한 음악의 수호신으로 알려져 있군요. 성 세실리아와 관련된 곡을 하이든, 헨델, 퍼셀도 작곡했네요.
[성 세실리아를 위한 장엄 미사]는 Kyrie(주여 자비를 내려주소서), Gloria(영광송), Credo(사도신경), Offertory(봉헌송), Sanctus(거룩하시도다), Benedictus(복이 있도다), Agnus Dei(하나님의 어린양)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중에서 유명한 곡은 ‘상투스’입니다. 정신과 의사이자 풍월당을 운영 중인 박종호 님의 책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 1권을 보면 이 노래가 얼마나 감동적인지를 보여주는 예화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저도 '상투스'를 좋아하지만 더 애청하는 곡은 다음 곡인 ‘베네딕투스’입니다. 작곡가 구노의 신앙심이 느껴지는 곡입니다. 소프라노의 독창으로 시작되어 합창이 이루어지는데 느리고 차분하지만 아주 경건합니다. 이 곡을 들으면 마음이 정화되고 성스러움을 느껴 힐링이 되는 느낌을 받아 자주 듣습니다.
감상하기
장 클로드 아르트망(Jean-Claude Hartemann)이 지휘하는 파리음악원 오케스트라와 르네 뒤클로 합창단의 연주(Angel, 1963년)와 조르주 프레트르(George Pretre) 지휘의 연주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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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링크 : 장 클로드 아르트망의 지휘하는 Sanctus(거룩하시도다)
두 번째 링크 : 세계적인 메조 소포프라노 엘레나 가랑차(Elina Garanca)의 Sanctus(거룩하시도다)
세 번째 링크 : 장 클로드 아르트망의 지휘하는 Benedictus(복이 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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