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음악은 아주 오랜만이군요. 베토벤이 자기 자신의 최고 작품이라고 말했던 <장엄미사>에 대하여 포스팅을 하고자 합니다.
어린 시절 스승 네페의 보조 오르가니스트로 궁정교회에서 미사를 위한 실제적 업무를 수행한 적은 있으나, 하이든과 모차르트처럼 예배(미사)를 위한 음악을 정기적으로 작곡해야 하는 위치에 고용된 적은 없었기 때문에 베토벤의 교회 음악은 매우 적습니다. 그가 남긴 교회 합창음악은 <감람산 위의 그리스도>, <다장조 미사>, <장엄미사 Missa Solemnis>가 있습니다.
<장엄미사>는 1820년 베토벤의 오랜 음악적 후원자이자 레슨 제자이기도 했던 루돌프 대공(Archduk Rudolf, 1788-1831)이 모라비아 올뮈츠(올로모우츠)의 추기경(Archbishop of Olmütz)으로 서임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1819년부터 작곡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1822년 겨울에 초고를 완성할 수 있었고, 3월에 루돌프 대공에게 필사본 악보가 전달되었습니다.
베토벤은 <장엄미사>를 작곡하기 위해 자신의 읽기에 참다운 교회음악을 작곡하기 위해 수도승들의 옛 교회 성가와 합창곡, 팔레스티나와 동시대의 르네상스 음악, 헨델, 바흐, 등의 악보와 전례절차에 대한 서적을 찾기 위해 도서관을 샅샅이 뒤지며 연구할 정도로 작곡에 대한 애착과 열의가 매우 강했습니다. 미사곡에 대한 철저한 고증을 통하여 고전적인 전통을 지키면서도 세속적인 요소와 베토벤 자신의 사상을 접목시켜 교향악적 미사곡을 완성시켰습니다. 베토벤은 오랜 시간에 걸쳐 심혈을 기울인 <장엄미사>가 자신의 최고의 작품이라고 편지를 통해 수 차례 언급했습니다.
<장엄미사>는 미사통상문의 5개 주요부분인 키리에(Kyrie), 글로리아(Gloria), 크레도(Credo), 상투스(Sanctus), 아뉴스데이(Agnus Dei)를 기준으로 각각 1악장씩으로 하여 5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연주를 위해 규모가 큰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을 필요로 하며 엄청난 에너지가 요구됩니다.
초연은 러시아의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1824년 4월 7일, 니콜라이 보리소비치 갈리친 후작(1794-1866)의 후원하에 이루어졌으며, 작곡가가 참석한 첫 연주는 같은 해 5월 7일 오스트리아 빈 케른트너토어 극장에서 베토벤이 직접 지휘하였습니다. 하지만 ‘글로리아’(Gloria)와 ‘아뉴스 데이’(Agnus Dei)가 생략된 채 연주되었습니다. 또한 당시 ‘미사’라는 예배음악 작품이 세속적인 공간과 행사 안에서 연주되는 것을 금지되었기 때문에 <독창과 합창을 위한 세 개의 대규모 찬가>라는 제목으로 바꾸고 검열관의 특별허락을 받아 연주되었습니다.
<장엄미사>는 오늘날 실황 연주를 들을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연주시간이 한 시간 20~30분에 달하여 예배시간에 적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곡의 난이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베토벤이 자신의 최고의 작품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장엄미사>를 감상하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장엄미사>에는 “마음으로부터 나와서 마음으로 전달되어야 한다. 신은 모든 것을 지배한다. 신은 결코 나를 버리지 않았다.”라는 메모도 이 작품을 마음으로 이해하려 좋은 채찍질이 되었습니다. 종교음악이지만 전율을 느끼는 부분이 상당히 많은데, 특히 네 번째 악장이라고 할 수 있는 상투스에서 ‘베네딕투스’라고 부분을 가장 좋아합니다. 바이올린 소리가 마음을 파고듭니다. 많은 분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마지막 부분이 좀 약하다고 평가하는데 그 말에도 공감합니다.
참고적으로 미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아래의 링크을 첨부합니다.
https://www.dasichae.kr/2023/06/missa-for-classic.html
감상하기!
필립 헤레베베의 연주를 좋아하지만 연주하는 모습과 자막이 있는 것이 감상하는데 유용할 것 같아 존 엘리엇 가디너(John Eliot Gardiner)가 지휘하는 것을 링크합니다. 동영상을 올리신 분이 자세한 설명도 있으니 읽어보시면서 감사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전 곡을 감상하는 부담이 없도록 제가 좋아하는 부분을 감상하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
https://youtu.be/nNnUam9Dzxg?t=3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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