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기교가 뛰어났기에 사람들이 악마에게 영혼을 판 대가로 초인적인 기교를 얻었다고 굳게 믿었던 파가니니(Niccolo Paganini, 1782-1840)의 대표적인 작품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작곡가 파가니니의 생애와 작품에 대하여는 아래의 링크에서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https://www.dasichae.kr/2023/10/Nicolo-Paganini.html
파가니니의 가장 중요한 작품은 1810년경에 작곡한 것으로 추정되는 <바이올린을 위한 24개의 카프리치오>(24 Capricio for Solo Volin op.1)입니다. 카프리치오(capriccio)는 이탈리아어로 ‘변덕스러움’ ‘일시적인 기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비교적 형식이 자유로우며, 활기차고 기교적인 성격을 가진 음악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파가니니는 이 작품을 출판하면서 어느 특정한 사람에게 헌정한 것이 아니라 모든 예술가들에게 헌정을 했습니다. 이러한 헌정은 어쩌면 "당신이 할 수 있으면 한 번 연주해 보시오'라는 말을 건네며 파가니니 자신을 뽐내는 표현일 수도 있습니다.
이 작품은 무반주 바이올린, 즉 피아노 반주 없이 바이올린 혼자만 연주하는 곡으로 파가니니의 연주법이 총망라되어 있는 바이올린의 바이블로 꼽힙니다. 이게 사람이 연주할 수 있는 곡인지 의심될 정도입니다. 그만큼 완벽한 연주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연주는 다른 사람을 자극하기도 합니다.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프란츠 리스트가 파가니니가 연주하는 이 곡을 듣고 스스로 '피아노의 파가니니'가 되겠다고 결심했다는 에피소드는 유명합니다.
이 작품은 연습곡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각 악장은 서로 다른 고난도의 테크닉을 펼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24개의 카프리스는 1옥타브부터 5옥타브까지의 모든 음역을 다루며, 떤꾸밈음, 겹음주법, 아르페지오(펼침화음), 스타카토, 왼손으로 하는 피치카토 등 다양한 기술들을 사용합니다. 극한의 기교를 요구하는 측면이 있기는 해도, 재치 넘치고 장난스러운 느낌으로 가득 찬 이 카프리스 모음곡은 바이올린 독주용 작품 중 가장 흥겨운 곡입니다. 또한, 24개의 카프리스는 춤곡, 서곡, 변주곡, 푸가 등 다양한 형식을 보여줍니다.
24개 중에서 마지막 24번이 가장 유명합니다. 24번 카프리스에는 파가니니의 고난도 기술이 집약되어 있습니다. 24개의 카프리스 가운데 가장 많이 연주되는 작품입니다. 떤꾸밈음과 아르페지오를 사용한 화려한 기교가 돋보이는 이 악장은 바이올린 콩쿠르는 물론 영화, 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감상하기!
러시아 출신 이스라엘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인 막심 벤게로프(Maxim Vengerov, 1974년 생)의 연주로 감상해 보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v=hsJdLv38fy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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