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보리수 가사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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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듣고 싶은 클래식/성악곡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보리수 가사 포함>

by 다시채 2023. 5. 22.

  가곡의 왕으로 불리는 슈베르트의 대표적인 작품인 [겨울 나그네]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작품은 슈베르트를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의 슬픔이 잘 반영된 곡입니다.


프란츠 슈베르트(Franz Peter Schubert, 1797-1828)

  오스트리아의 프란츠 슈베르트는 많은 가곡과 기악곡교향곡 등을 작곡하였으나, 그를 ‘가곡의 왕’이라고 부릅니다. 그 이유는 630여 개의 많은 가곡들이 작곡했을 뿐만 아니라 가곡(Leid, 독일어로 노래라는 뜻)이라는 장르를 발전시키는 선구자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가곡을 구성하는 가사와 피아노의 역할이 이전처럼 피아노가 단순히 노래를 뒤받침 해주는 부수적인 역할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피아노의 역할을 노래와 동등하게 끌어올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슈베르트의 생애는 안타까울 정도로 비극적이었습니다. 그는 평생 독신으로 가난하게 살다가 짧은 생을 마감하였는데, 사망의 이유가 매독입니다. 슈베르트에게 매독을 걸리게 한 데는 프란츠 폰 쇼버(1796~1882)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슈베르트와 쇼버의 관계를 다룬 피터 웨버(Peter Webber) 감독의 [The Temptation of Franz Schubert, 1997]가 tv용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그가 18세이던 1815년 쇼버를 만나게 되는데, 쇼버는 시인이자 화가배우이기도 했는데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고, 매우 방탕한 생활을 했습니다. 대다수의 친구들은 이러한 쇼버를 못마땅하게 생각했지만 슈베르트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훗날 슈베르트는 아버지에게 쫓겨난 후 쇼버의 어머니가 소유한 집에서 함께 생활하게 되었는데, 바로 이 시기에 매독에 걸렸습니다. 슈베르트는 가난하고 작은 키에 볼품없는 외모를 가졌기 때문에 매춘을 즐기는 친구의 유혹을 거부하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이후 슈베르트의 삶은 매독으로 고통을 받게 됩니다. 피부발진으로 머리를 밀고 가발을 쓰고, 두통에 시달렸고, 그의 뇌까지 침투한 매독균은 조울병을 일으켰습니다. 매독 증세가 악화되며 결국 31세에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렇게 슈베르트를 죽음으로 이끌었던 친구 쇼버는 86세까지 장수했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합니다. 

 
보리수 나무가 있는 이미지입니다.
보리수 나무 (출처 : soundcloud.com)
 

겨울 나그네(Winterreise, 직역 겨울여행)

 
  빌헬름 뮐러(1794-1827)의 시에 슈베르트가 곡을 붙인 연가곡으로 총
24개의 곡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연가곡이란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는 완결적 구성체를 가진 가곡들의 모음을 뜻합니다. [겨울 나그네]는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와 [백조의 노래]와 함께 슈베르트의 3대 연가곡입니다. 1827년 2월 슈베르트는 뮐러의 시가 12개로 알고 12곡을 썼는데, 12개가 더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같은 해 10월 12개를 추가 작곡했습니다.

  슈베르트가 자신의 작품 중에서 "가장 좋았다"라고 말했던 작품이며, 그의 작품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곡입니다.  
[겨울 나그네] 죽음이 얼마 남지 않았던 최악의 상태인 1827년 그의 나이 30세 때 작곡되었습니다. [겨울 나그네]를 직역하면 '겨울여행'인데, 이 여행의 목적지 죽음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곡들이 죽음의 그림자가 깔려 있어 음울하고 어두운 정조가 가득합니다.
 
  [겨울 나그네]는 어느 추운 겨울에 시작된 한 청년의 쓸쓸한 여행길을 노래하는 작품입니다. 사랑하는 여인에게 실연을 당한 청년은 '안녕'이라는 글자를 문 앞에 남긴 채 방랑의 길을 떠납니다. 청년은 길 위에서 고통스럽고 절망적인 경험을 하게 되지요. 불길한 까마귀를 만나기도 하고, 따뜻한 꿈과 차가운 현실을 넘나들기도 합니다. 도깨비불, 백발, 환영의 태양 등 죽음의 매개를 끊임없이 마주치며 정처 없는 방랑을 이어갑니다. 마음을 둘 곳도 없고 편히 기댈 곳도 없는 겨울 길을 가다가 청년은 마을에서 늙은 거리의 악사를 만나게 됩니다. 그가 얼어붙은 손으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손풍금을 켜는 처량한 모습을 보고 동질감을 느껴 함께 여행을 떠나자는 제안을 하며 마무리됩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유명한 곡은 다섯 번째 곡 "보리수"(Der Lindenbaum)입니다. 폭풍의 효과와 보리수 나뭇잎의 흔들거림을 묘사한 피아노 반주가 돋보입니다. 청년은 겨울 여행 중 한밤중에 불어닥친 돌풍 속에서 보리수나무를 지나는 장면을 묘사합니다. 고전 시대 독일에서 보리수나무는 위안과 안식을 주는 상징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보리수"는 11번째 곡 "봄 꿈"과 함께 밝은 느낌의 노래입니다. 
 
  보리수의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성문 앞 우물가에 서 있는 한 그루 보리수, 나는 그 그늘에서 달콤한 꿈을 꾸었네.
보리수나무 밑동에 사랑의 말을 새겨 놓고,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내 마음은 거기에 이끌렸네.
지금도 깊은 밤의 고요 속에 그 곁을 지나야 했네. 캄캄한 어둠 속 두 눈을 감았네.
가지가 산들거리며 나에게 속삭이는 것 같아 '그대 내 곁으로 와서 안식을 찾으라'
찬바람이 세차게 불어와 얼굴을 매섭게 스치고 모자가 바람에 날아가도 나는 뒤돌아보지 않았네.
나는 오랜 시간 그곳을 떠나 있었지만 내 귀에는 아직도 속삭임이 들리네.
'이곳에서 안식을 찾으라'

 

감상하기!

  [겨울 나그네]는 연주시간이 1시간 20분 정도 되기 때문에 작품에 몰입하지 못하면 가수나 관객 모두 지루하기 쉽습니다. 특히 부르는 입장에서는 화려한 고음이나 제스처로 관객을 현혹할 수 없기 때문에 시인이 된 것처럼 입술의 작은 떨림과 호흡 하나하나에 감정을 전달해야 한다고 합니다.

첫 번째 링크 :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Dietrich Fischer Dieskau) & 제럴드 무어(Gerald Moore)
  독일 출신 바리톤 가수 피셔 디스카우는 흠잡을 데 없는 테크닉과 톤으로 독일 가곡(리트)에 완벽한 해석을 내놓으면서 클래식 성악에 모범을 제시하였습니다.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들이 앞다투어 그의 가곡 반주를 맡을 정도였지만 역시 최고의 파트너는 제럴드 무어였습니다.
 
두 번째 링크 :  영국 출신 이안 보스트리지(Ian Bostridge) & 사스키아 지오지니(Saskia Giorgini)
  2016년의 고화질 동영상은 노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겨울 나그네 전곡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tnuvs2w7ges?t=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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