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시 커피 문화를 알 수 있는 바흐의 커피 칸타타(Coffee Cant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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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듣고 싶은 클래식/성악곡

당시 커피 문화를 알 수 있는 바흐의 커피 칸타타(Coffee Cantata)

by 다시채 2023. 5. 1.

  이번 주 "주용 할 커피"로 코스타리카 테라 벨라를 로스팅했습니다(206도 배출, 로스팅 타임 1023, 수분율 -15.36%). 'H-1'이란 품종을 마셔보지 못해 가격이 좀 비싸지만 MI커피에서 구매했습니다. 느낌상으로 커피 맛이 좋을 것 같아 커피와 관련된 클래식을 소개하고 싶어 져[커피 칸타타]를 포스팅합니다.

 

커피 애호가 바흐와 당시 커피 문화

  클래식에서 커피 3B(Bach, Beethoven, Brahms)로 통하는 사람 중 바흐가 작곡한 [커피 칸타타]는 당시의 커피와 관련된 문화를 통해 세대 차이를 풍자하는 작품입니다. 바흐의 [커피 칸타타]는 커피가 유럽에 널리 퍼져가는 시기에 작곡되었습니다. 1720년대 바흐가 활동하던 독일 라이프치히에서는 커피가 상당히 유행했습니다. 라이프치히에 여러 카페가 있었는데, 주로 젊은 지식인들이 모여들어 커피를 마시며 정치와 철학, 예술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던 사교장이었다고 합니다.

 

코스타리카 테라 벨라 농장의 생두를 로스팅한 사진입니다.
코스타리카 테라 벨라(워시드)

커피 칸타타 작곡 배경

  바흐는 콜레기움 무지쿰'(Collegium Musicum, 음악가들의 모임이란 뜻)를 이끌고 '침머만 커피하우스'에서 10여 년간 일주일에 한번씩 정기 공연을 했습니다.  라이프치히에서 가장 큰 카페였던 '침머만 커피하우스'의 주인 고트프리트 침머만은 바흐에게 카페에서 연주할 만한 곡을 의뢰했습니다. 쉽게 말해 카페 홍보용 음악이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바흐는 [커피 칸타타]를 완성하여 자신이 음악감독으로 있는 콜레기움 무지쿰이 초연을 했습니다. 콜레기움 무지쿰은 학생들로 이루어진 연주단체였지만 연주의 수준은 높았습니다. 

 

  사람들이 커피 칸타타 연주를 듣기 위해 얼마의 돈을 지불해야 했을까요? 공연 관람료는 무료였고, 연주자들에게도 급료가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카페의 수입원은 손님들에게 커피를 파는 것인데, 충분한 수입을 올렸을 것입니다. 그 당시 커피값은 공장 노동자의 하루 일당으로 커피 20그램을 살 수 있었을 정도로 비쌌기 때문에 연주자나 손님에게 커피를 제공했던 것으로 대신한 것입니다.

  

  우리가 당시 비싼 커피값은 이해할 수 있지만 황당하게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 있었습니다. 카페에 여자들의 출입을 허용되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여자들의 출입이 불가능해서 연주회가 열렸을 때, 소프라노 아리아를 남성 가수가 불렀다고 합니다. 이런 설정 자체가 당시의 상황을 풍자하는 것 같습니다. 

 

커피 칸타타(Coffee Cantata)

  원래 제목은 "Schweigt stille, plaudert nicht"인데 구글 번역기를 돌려보니 "닥쳐, 잡담하지 마"이네요. 일명 "커피 칸타타"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설자(테너)와 보수적이고 화를 버럭 내는 아버지(베이스, 쉬렌드리안) 그리고 커피를 좋아하는 재치 있는 딸(소프라노, 리첸)이 주고받는 작은 오페라 같은 칸타타입니다.

 

  당시 독일에서는 커피가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해서 여성들에게 커피를 금지하는 분위기가 널리 펴져 있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보수적인 아버지는 커피를 너무 좋아하는 개방적인 딸에게 커피를 금지시키려고 합니다. 아버지는 커피를 못 마시게 하려고 온갖 협박과 회유를 하지만 결국 아버지는 딸의 거짓말을 알아차렸으면서도 못 이기는 척하며 아버지는 딸의 청을 들어줍니다. 너무 많이는 마시지 말라는 당부를 하면서. 

 

 

10개 곡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레치타티보(해설) : 딸은 투덜대고 있고 아버지는 화를 내고 있는데, 어떤 사연이 있는지 들어보자고 말한다.

2. 아버지(아리아) : 쉬렌드리안은 커피를 좋아하는 딸 리첸이 자기 말을 듣지 않는다고 노래한다.

3. 레치타티보(아버지와 딸) : 아버지는 딸에게 커피가 해로우니 그만 마시라고 하고, 딸은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괴롭다고 이야기한다. 

4. 딸(아리아) : 가장 유명한  '아 어쩌면 커피는 이렇게 달콤할까'라는 아리아다. 딸은 하루에 세 번씩 커피를 시지 않으면 죽을 것 같다고 말하면서 커피는 키스보다 더 달고 와인보다도 더 부드러우며 마음을 기쁘게 해 준다고 말한다.

5. 레치타티보(아버지와 딸) : 아버지는 용돈을 주지 않겠다고 하지만 딸은 커피만큼은 허락해 달라고 말한다.

6. 아버지(아리아):  아버지는 커피를 끊지 않으면 시집도 안 보내며, 산책도 안 시키고, 유행하는 옷도 안 사준다고 엄포를 놓지만 딸은 커피만 마시게 해 준다면 다 상관없다고 말한다.

7. 레치타티보(아버지와 딸) : 아버지는 이제 딸이 커피를 마시지 않는 조건으로 신랑을 소개해 준다고 하자 딸은 더 이상 커피를 마시지 않겠다고 한다.

8. 딸(아리아) : 딸이 말한 결혼 조건은 자신이 커피 마시는 것을 허락하는 남자와 결혼한다는 것이었다는 것을 노래한다.

9. 레치타티보(해설) : 아버지가 신랑을 찾으러 나가자, 신랑을 설득해 커피를 마시겠다는 딸의 계획을 말한다.

10. 해설, 아버지, 딸(아리아) : 커피를 마실 때의 행복을 셋이 함께 노래하면서 마무리한다.

 

감상하기!

  독일어 자막과 한국어 자막을 제공하는 동영상을 링크합니다.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Nikolaus Harnoncourt)가 지휘하고 페터 쉬라이어(Peter Schreier), 재닛 페리(Janet Perry), 로버트 홀(Robert Holl), 빈 콘첸투스 무지쿠스(Concentus musicus Wien)의 연주입니다.

 

  아래는 네덜란드 바흐 소사이어티에서 2019년 5월에 녹음한 영상인데 오페라 같은 느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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