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방면으로 뛰어났던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중 백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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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면으로 뛰어났던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중 백조

by 다시채 2023. 4. 11.

  너무나도 유명한 생상스의 백조를 감상하려고 합니다. 조금만 들으면 바로 '아~ 이곡이구나'라고 알게 되는 곡이며, 어린이용 음악으로 알려져 있지만 어린이를 위하여 작곡된 곡이 아니지요. 
 

생상스(Charles-Camille Saint-Saëns, 1835-1921)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난 생상스는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나 어머니와 고모 밑에서 성장했습니다. 생상스도 모차르트와 멘델스존 못지않은 천재였습니다. 음악뿐만 아니라 천문학, 시, 철학, 그림 등 다방면에서 뛰어났습니다.
 
  절대음감의 소유자였던 그는 청각이 예민하고 음에 대한 기억력도 뛰어났습니다. 5세에 작곡을 시도하고, 한번 들은 선율은 잊어버리지 않아 ‘프랑스의 모차르트’라는 별명이 붙여졌습니다.  13살의 나이로 파리 음악원에 입학하여 파리 음악원의 오르간 과정에서 14살에 1위를 차지했습니다. 16세에는 첫 번째 교향곡을 작곡하였고, 로마대상(1663년 제정된 프랑스 정부가 로마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장학금)에 참여하지만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낙방하였다고 합니다. 참고로 28세에 로마대상에 참여하지만 이번에는 너무 나이가 들고 이미 유명해졌다는 이유로 낙방했습니다. 
 
  그는 뛰어난 오르가니스트였을 뿐만 아니라 연주 여행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생상스의 대표 작품은 교향곡 3번 [오르간], 오페라 [삼손과 델릴라], 교향시 [죽음의 무도], [동물의 사육제]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지만 폭발한 것 같은 감동이 없어 '프랑스의 멘델스존'이란 별명이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모차르트와 멘델스존과 연결되는 천재였던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좀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곡가입니다.
 

물 위에 백조가 있는 사진입니다.
백조 (출처 : 픽사베이)

 

동물의 사육제(Le Carnaval des animaux)

  생상스가 51세 유럽 여러 곳에서 연주여행을 하게 되는데 연주회 첫날부터 방해꾼들이 나타나 어려움에 직면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그가 1년 전 출판한 책에서 바그너를 비롯한 독일 음악을 신랄하게 비판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앙심을 품고 있던 바그너 지지파들이 연주회를 훼방했던 것이지요.
 
  생상스는 우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오스트리아의 시골 마을 쿠르딤에서 머물게 됩니다. 거기에는 친구이자 첼리스트 샤를 르부크가 살고 있었는데 생상스에게 작곡을 요청합니다. 카니발(사육제, 謝肉祭)이 열리고 있던 때라 마지막 날 음악회에서 연주할 작품을 의뢰했던 것이지요. 참고적으로 카니발은 사순절 전에 열리는 축제를 의미합니다. 가톨릭에서는 부활절 이전 40일간을 고기를 먹지 않는 '사순절(四旬節)'을 지켜야 하는데 예수의 고난에 동참하기 위해 금욕적인 생활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순절이 시작되기 전에 미리 고기를 많이 먹어두려는 풍습이 생겼는데 그것이 카니발입니다.
 

 

  동물의 사육제는 아기자기하고 위트가 넘치는 소품 14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곡을 연주하는데 11종류의 악기가 사옹됩니다. 부제가 ‘동물원의 대환상곡’인 이 작품은 여러 동물들을 유머스럽게 풍자하여 흥겨운 축제 기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키워주기에 좋은 곡입니다. 실제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아 어린이날 콘서트로 자주 기획되고 있습니다.

   제1곡 서주와 사자왕의 행진   /  동물의 왕 사자를 묘사
 
   제2곡 수탁과 암탉  /  암탉과 수탉의 울음소리를 표현
 
   제3곡  당나귀  /  당나귀의 길들여지지 않는 모습을 묘사
 
   제4곡 거북이  /  거북이의 느린 걸음걸이를 묘사
 
   제5곡 코끼리  /   익살스런 코끼리의 모습을 풍자
 
   제6곡 캥거루  /  캥거루가 뛰는 모습을 묘사
 
   제7곡 수족관  /  헤엄치는 물고기의 모습을 묘사
 
   제8곡 귀가 긴 등장인물  /  귀가 긴 등장인물의 울음소리를 묘사
 
   제9곡 숲속의 뻐꾸기  /  숲속의 고요함과 뻐꾸기의 울음소리를 묘사
 
   제10곡 큰 새장  /  새장 속의 새들이 빠르게 날개짓을 하는 움직임을 묘사
 
   제11곡 피아니스트  /  참가한 피아니스트를 묘사
 
   제12곡 화석  /  롯시니의 아리아, 프랑스 민요 등을 인용하여 화석을 묘사
 
   제13곡 백조  /  벡조가 열심히 발짓으로 물을 차고 나가는 모습을 묘사
 
   제14곡 피날레  /  전체 동물들이 등장하여 마지막의 축제 분위기를 흥겹게 묘사
 

  청중들의 반응이 좋아 생상스는 위안을 받고 프랑스로 돌아와 다시 창작에 몰입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됩니다. 하지만 생상스는 이 작품을 ‘백조’ 외에는 연주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습니다. 첫째,  재미 삼아 연주하기 위한 곡 때문에  51세의 생상스가 지금까지 쌓아 올린 자신의 명성에 나쁜 영향을 줄 것을 염려했기 때문입니다. 둘째, 다른 작곡가들의 선율을 가져와 사용한 흔적이 여러 곳에서 발견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셋째, 음악평론가들의 비판에 시달렸던 그가 그들을 풍자하는 작품이었기에 공개 발표를 주저했기 때문입니다. 생상스는 자신이 죽은 후에 이 모음곡을 출판할 수 있도록 허락했는데, 이 모음곡은 생상스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동물의 사육제 중에서 가장 사랑받는 곡은 제13곡 [백조]입니다. 또한 생상스가 생전에 유일하게 출판을 허락한 곡이기도 합니다. 첼로의 독주는 백조의 고아한 모습을 나타냅니다. 피아노는 16분 음표로 백조가 열심히 발짓으로 물을 차고 나가는 모습을 묘사하고, 그 위에서 첼로는 우아하게 물 위를 미끄러지듯 헤엄쳐 나가는 모습을 그려내었습니다.
 

감상하기!

  첫 번째 영상은 미샤 마이스키(Mischa Maisky)의 첼로와 Verbier Festival Chamber Orchestra의 관현악 연주입니다. 두 번째 링크는 요요마(Yo-Yo Ma)의 첼로 캐서린 스톳(Kathryn Stott)의 피아노 연주인데, 두 개를 비교 감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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