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커피보다 깊은 위로를 주는 아침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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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커피보다 깊은 위로를 주는 아침 음악

by 다시채 2023.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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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하루를 열기 좋습니다. 프렐류드부터 지그까지의 구성과 감상 포인트, 파블로 카잘스의 일화까지 담아 커피보다 깊은 위로와 집중을 전합니다.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 – 1750)

  바흐는 독일 작센주 아이제나흐에서 교회 오르가니스트였던 요한 암부로지우스의 여덟 자녀 중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바흐는 어렸을 때부터 교회의 성가대원으로 시작하여 평생 주로 교회와 궁정에서 활동하며 1,000곡 이상의 곡을 작곡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작곡한 종교음악을 JJ(Jesu Juva, ‘예수여 도우소서’)로 시작해서 SDG(Soli Deo Gloria, ‘오직 하나님께 영광’)로 끝맺었다고 합니다.

독일 라이프치히에 있는 바흐박물관에 있는 바흐의 초상입니다.
바흐 박물관에 있는 바흐의 초상 (출처 : tripadvisor.co.kr)



  바흐는 ‘음악의 아버지’라 불릴 정도로 독보적인 작곡가입니다. 음악 이론을 새로 발명했다기보다, 음악의 이론이 되는 작품들을 대량으로 남겼습니다. 서양음악사를 구분할 때 바흐가 죽은 1750년을 바로크 시대의 끝으로 볼 정도로 그 시대의 대표적인 인물이었습니다. 바흐에 대해 더 자세한 것은 아래의 글을 참고하세요.

 

https://www.dasichae.kr/2023/08/Johann-Sebastian-Bach.html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바흐(Johann Sebastian Bach)의 생애와 작품

바로크 시대의 가장 위대한 오르간 연주자이자 작곡가이자 서양 음악 역사상 가장 생산적인 천재 중 한 명인 바흐의 생애와 작품에 대한 글이다.

www.dasichae.kr

 

  하지만 바흐의 음악은 당대는 물론 19세기까지도 그 진가를 충분히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1802년 요한 니콜라우스 포르켈(Forkel)의 바흐 평전이 나오면서 재평가의 중요한 전기가 마련됩니다. 모차르트는 바흐의 모테트를 듣고 깜짝 놀라 “이런 게 바로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음악이지!”라고 소리쳤다고 하고, 베토벤은 바흐를 “화성의 창시자”라 불렀다고 합니다. 위대한 음악가는 위대한 바흐를 알아보았나 봅니다.

무반주 첼로 모음곡(Suites for Solo Cello)

  먼저 제목이 특이합니다. 무반주 첼로 모음곡... 그냥 '첼로 독주 모음곡'이라고 해도 될 것 같은데 왜 '무반주'란 이름이 들어간 것일까요? 무반주란 말 그대로 반주가 없는 곡을 뜻합니다. 바흐가 활동했던 바로크 시대에는 기악 독주곡에 반드시 통주저음 반주(Basso Continuo, 쉽게 말해 저음이 계속 연주되는 것)가 붙었는데, 이런 통주저음 반주 없이 첼로만 연주한다는 의미입니다. 바흐는 아무런 반주 없이 첼로가 솔로로 중심 선율을 연주하도록 대담하고 완성도 높은 초기 걸작을 남겼습니다. 참고로 바흐는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파르티타(BWV 1001–1006)도 작곡했습니다. (덧붙이면, 바흐보다 앞선 도메니코 가브리엘리의 Ricercari(1689) 같은 무반주 첼로 선례도 있습니다.)

 

  '첼로의 구약 성서'라 불리는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파르티타]와 더불어 독주 악기를 위한 작품 중에서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바흐가 쾨텐 궁정의 악장 시절(1717–1723) 사이에 작곡되었을 것이라고 추정됩니다. 자필 악보는 전하지 않으며, 안나 막달레나 바흐요한 페터 켈러 등 여러 사본 전통을 통해 전해지기 때문에 오늘날 운지·아티큘레이션 해석의 폭이 넓습니다.

 

  이 모음곡의 기본 구성은 프렐류드(Prelude)와 다섯 개의 춤곡입니다. 전통적 네 개 춤곡 묶음에 바흐는 전주곡을 앞에 배치하고, 중간에 갈랑트리(미뉴에트/부레/가보트 중 하나)를 배치했습니다. 모음곡이 6개인데 각각 1개의 전주곡과 5개의 춤곡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지요.

 

1. 프렐류드(Prélude)
  자유로운 형식의 전주곡. 음형의 파동과 공명이 곡 전체의 성격을 엽니다.

 

2. 알르망드(Allemande)
  4/4박자. 느린 템포·사색적 성격의 독일풍 춤곡입니다.

 

3. 쿠랑트(Courante)
  명칭은 같아도 두 계통이 있습니다. 프랑스 courante는 보통 3/2·6/4의 장중한 보폭, 이탈리아 corrente3/4·3/8의 더 빠른 진행이 특징입니다. 바흐는 두 전통을 적절히 활용합니다.

 

4. 사라방드(Sarabande)
  3/4박자. 느리고 장중한 스페인 계열 춤곡. 내면의 균형과 긴 호흡이 핵심입니다.

 

5. 갈랑트리(Galanteries)
  모음곡마다 다릅니다.

  • 1·2번: 미뉴에트(Minuet)
  • 3·4번: 부레(Bourré)
  • 5·6번: 가보트(Gavotte)

6. 지그(Gigue)
  6/8, 3/8, 12/8 박자 등 다양한 표기. 가벼운 스텝과 고양감을 주는 피날레입니다.

 

  여기서 5번 c단조 BWV 1011은 원래 스코르다투라(A현을 G로 낮춤) 표기가 전하는 판본이 있고, 표준 튜닝 판본도 널리 연주됩니다. 6번 D장조 BWV 1012는 다수의 사본·주석에서 5현 악기(예: violoncello piccolo 등)를 가리킨다고 해석합니다. 정확한 악기형에 대해서는 학계에 논의가 있습니다.


  오늘날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첼로의 구약 성서’(참고로 ‘첼로의 신약 성서’는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라 불리며, 세계적인 비르투오소가 되려면 반드시 마주해야 하는 거대한 산으로 여겨집니다. 미샤 마이스키는 이 곡을 자신의 성서라 부르기도 합니다.

 

파블로 카잘스(Pablo Casals, 1876–1973)

  바흐가 작곡했을 당시 첼로가 소리도 작고 연주하기도 힘들어 인기가 없는 악기였기에 이 곡은 오랫동안 알려지지 않고 그저 연습용 곡으로 취급됩니다. 이러한 곡을 무대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인물이 바로 ‘첼로의 성자’라고 불리는 파블로 카잘스입니다. 그는 13세 무렵 바르셀로나의 악보상에서 모음곡 전곡 사본을 발견하고, 약 12년 동안 홀로 연구하고 연습한 이후 공개 연주와 녹음으로 세상에 널리 알렸다는 일화가 전해집니다. 우리가 오늘 접하는 판본 계통 역시 안나 막달레나 바흐·요한 페터 켈러 등 사본 전통을 바탕으로 합니다.

감상하기!

  무반주 첼로 모음곡이 춤곡이지만 아침에 듣기 참 좋습니다. 차분하면서도 성스럽고 경건함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BGM처럼 듣기에 너무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수년 동안 아침에 자주 들었던 곡이며, 마음이 복잡할 때 자주 손이 가는 음악입니다.

  이 곡의 추천 음반에서 파블로 카잘스의 연주를 빼놓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모노 녹음에 음질이 좋지 못합니다. 그래서 피터 비스펠베이(Pieter Wispelwey)의 연주(1998년)를 링크합니다. 1번의 프렐류드만 연주하는 동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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