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보르자크 <현을 위한 세레나데> : 작곡 배경과 감상 가이드

  기분이 좋고 편안하고 들을 수 있는 곡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드보르자크 <현을 위한 세레나데>입니다.

---

  피아노조차 없었던 드보르자크 (Antonín Dvořák)는 임시 극장의 오케스트라 비올라 주자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곧 첫째 아이도 출산을 앞두고 있어, 드보르자크는 걱정이 가득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1874년 그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에서 후원하는 젊은 예술가들을 위한 장학생에 선발됩니다. 당시 심사위원이던 작곡가 브람스, 지휘자 한스 폰 뷜로우, 평론가 한슬리크 등 빈 음악계의 거물들이었죠. 그는 장학금을 받아 경제적으로 안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브람스와의 만남을 통해 그의 작품을 출판할 수 있는 도움도 받게 됩니다.

 

  1875년 그는 첫째 아들이 태어났고, 경제적 부담감 없이 창작에 몰두하여 교향곡, 현악 4중주, 오페라 등 수많은 작품을 쏟아냈습니다. 그중 인기가 많고 아름다운 곡이 <현을 위한 세레나데 Serenade for Strings in E major, Op. 22>입니다. 드보르자크는 30분 정도 되는 길이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를 단 2주 만에 완성하였다고 하는데, 그의 창의력이 그 어느 때보다 폭발적으로 왕성했던 것 같습니다.

 

 

  이 세레나데는 1876년 12월 10일 프라하에서 아돌프 체흐(Adolf Čech) 지휘로 초연되었는데, 밝고 우아한 선율, 고전적 형식, 그리고 보헤미안 정서를 담아내어 평단과 청중 모두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현을 위한 세레나데>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악기가 현악기로만 구성된 곡입니다. 제1바이올린, 제2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로 말이죠. 일반적으로 파트별로 4~6인의 연주자로 구성돼 있는데, 이 곡은 콘트라베이스만 2~3인의 연주자로 구성돼 있어요.

 

 

  <현을 위한 세레나데>는 5악장으로 구성되었는데, 각 악장은 독특한 분위기와 스타일을 지니고 있습니다:

 

제1악장 Moderato(중간 빠르기)

  따뜻하고 서정적인 주제로 시작하며, 평화롭고 목가적인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드보르자크 특유의 멜로디 감각이 돋보이는 악장입니다.

 

제2악장 Tempo di Valse(왈츠 템포)

  우아한 왈츠 리듬을 특징으로 하며, 빈 왈츠와 체코 민속춤의 요소가 결합된 경쾌하고 활기찬 악장입니다.

 

제3악장 Scherzo: Vivace(스케르초: 활발하게)

  익살스럽고 유쾌한 멜로디가 돋보이는 활기찬 스케르초로, 보헤미안 댄스의 특징과 중간에 부드러운 멜로디가 대조를 이룹니다.

 

제4악장 Larghetto(매우 느리게)

  감미롭고 애상적인 선율을 통해 깊은 감정과 내면적 성찰을 담은 느리고 서정적인 악장입니다.

 

제5악장 Finale: Allegro vivace(피날레: 빠르고 활기차게)

  축제와 같은 분위기 속에서 곡을 역동적으로 마무리하며, 첫 악장의 주제를 재현하여 통일성을 부여합니다.

 

  이 중에 가장 인기 있는 것이 2악장입니다. 춤곡 악장이면서도 왈츠 주제가 여러 개로 나타납니다. '세레나데'는 원래 사랑하는 사람에게 부르는 노래 혹은 저녁의 음악으로 알려져 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귀족들의 오락과 파티 음악으로 변하게 됩니다. 이 작품은 귀족들의 오락과 파티 음악에 가까운 성격을 띱니다. 시작 부분에서 바이올린이 주선율을 연주할 때 다른 악기들은 '강-약-약'의 3박자 리듬이 이어집니다.

 

이 작품은 현악기의 특성을 활용하여 체코 민속 음악적인 멜로디와 리듬 그리고 아름다운 선율을 통해 드보르자크의 기쁨과 설렘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곡을 감상하면서 드보르자크의 기분 좋은 일상이 나에게 가득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지네요..

 

 

감상하기

  러시아의 Alexander Rudin의 지휘와 Musica Viva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감상해 보시죠.

https://youtu.be/OPfO97EpLRk?si=8dGGEnzbxpS-UrV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