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브람스의 작품 중에서 밝고 경쾌한 곡인 <대학축전 서곡>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곡은 명예박사 학위를 받게 된 브람스가 감사의 표시로 작곡한 곡입니다.
브람스의 음악과 명성은 전 유럽에 퍼져 나갔고,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은 브람스에게 명예 음악 박사 학위를 수여하겠다는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는 <교향곡 1번>을 서둘러 완성해야 한다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학위 수여식에 참석하기 위하여 배로 도버 해협을 건너야 하고 영어를 잘하지 못한다는 것도 큰 부담이 되었습니다.
브람스는 46세가 되던 1879년 독일 브레슬라우 대학(Breslau Universiry)에서 명예 박사 학위를 받게 됩니다. 명예 박사 학위 수여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브레슬라우 관현악협회의 지휘자 베하르트 숄츠는 학위 수여를 기념하는 짧은 오케스트라 작품을 제안했습니다.
학위를 받은 후 감사의 표시로 브람스는 <대학축전 서곡>를 작곡하여 1881년 1월 브람스가 직접 지휘하면서 초연했습니다. 이 작품은 좋은 평가를 받았고, 이후 유럽 각지에서 지속적으로 연주되었습니다. 여러 번의 연주 후 수정을 거쳐 당시 브람스가 출판사에 보낸 자필 악보에는 ‘브레슬라우 대학에 헌정한다’는 문구를 담은 <축전 서곡>이라는 제목이었는데, 이후 출판업자에 의해 <대학축전 서곡>으로 출판되었습니다. 동시에 피아노로 연주할 수 있는 포핸즈(4-Hands, 피아노 한 대를 두 사람이 연주하는 것) 악보도 출판되었는데, 이는 브람스가 사랑했던 클라라에게 헌정했습니다. 어려운 형편에 독학으로 공부한 그는 명예 학위를 받은 답례로 이 곡을 작곡하여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아쉬움을 시원하게 풀어냈습니다.
제목이 ‘서곡’이 들어가 있네요. 서곡은 원래 오페라나 모음곡의 첫 부분에 연주되는 음악입니다. 특히 고전주의 시대에 주요 선율과 내용을 짐작하게 해주는 독립적이고 수준 높은 소나타 형식의 서곡이 많이 작곡되었습니다. 하지만 낭만주의 시대에는 오페라와 무관한 '연주회용 서곡'이 활발하게 작곡되었습니다.
오케스트라를 위한 <대학축전 서곡>은 브람스의 다른 작품들과는 분위기가 조금 다릅니다. 그의 작품 대부분이 무겁고 신중하며 고독감과 우울함이 묻어나는 데 비해 이 곡은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입니다.
악기편성도 역시 다른 작품들과 다릅니다. 브람스는 편성이 비교적 작은 실내악을 선호하여 기악 솔로곡이나 앙상블 위주의 작품과 가곡이 많은데, <대학축전 서곡>은 금관악기와 타악기가 풍성하게 울리는 덕분에 화려하면서도 씩씩하고 우렁찬 느낌이 듭니다.
또 다른 특징은 당시 독일 대학생들이 즐겨 부르던 4개의 곡을 교묘하게 엮어 콜라주 형태의 경쾌한 음악을 작곡했습니다. 헝가리 민요 <라코치 행진곡>과 유사하고 팀파니와 큰북의 리듬이 인상적인 도입부가 지나면 <우리는 훌륭한 학교를 세웠다>라는 학생가가 등장합니다. 이후 <나라의 아버지>는 빠른 템포의 서정미가 돋보이고, <신입생의 노래>에서는 축제를 즐기는 패기 넘치는 대학생의 모습이 상상됩니다. 마지막 <환희의 노래>는 일명 ‘가우데아무스’는 지성의 전당인 아카데미아 학생들의 학문에 대한 열정과 진리 탐구의 기쁨을 노래로 들려줍니다.
작곡가 브람스에 대하여 알고 싶다면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세요.
https://www.dasichae.kr/2023/06/Johannes-Brahms.html
감상하기!
https://youtu.be/hF8xpJLkeFs?si=tntDgKrXMPhWPl8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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