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풍노도의 시기에 작곡된 하이든의 교향곡 44번 슬픔(Trauer, Mour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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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듣고 싶은 클래식/교향곡(관현악)

질풍노도의 시기에 작곡된 하이든의 교향곡 44번 슬픔(Trauer, Mourning)

by 다시채 2024. 6. 29.

  하이든의 교향곡 44번은 슬픔이란 애칭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향곡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특징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하이든의 교향곡은 108곡(또는 106)으로 추정될 뿐 분명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하이든의 작품으로 가장하여 출판한 사례가 많았고, 하이든이 자신의 작품에 서명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이든의 대부분의 교향곡들은 에스테르하지 궁정에 있을 때 작곡되었습니다. 초기의 교향곡들은 대개 3악장으로 구성되었으나 1760년대 이후부터는 4악장 형식으로 정립됩니다. 1760년대 말에는 전고전주의, 갈랑 양식 등과 질풍노도(Sturm und Drang) 양식의 영향을 받아서 보다 내면적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단조 조성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44번 “고별”과 45번 “고별” 등이 여기에 해당되는 작품입니다.
 
  먼저 질풍노도(독일어 슈투름 운트 드랑) 양식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765-1785년경 독일에서 일어난 문학운동을 지칭하는 용어로, 이성과 합리적인 계몽사상을 버리고 자연, 감정, 개인주의를 지향하는 것을 말합니다. 대표적인 인물로 요한 볼프강 괴테와 프리드리히 실러가 기장 잘 알려진 작가들입니다.
 

질풍노도(Sturm und Drang)의 대표작가인 괴테와 실러의 동상을 볼 수 있는 이미지입니다.
괴테와 실러 ( 출처 : 픽사베이)

 
  하이든도 이러한 영향을 받아 강렬한 감정과 극적인 대조를 보여주는 교향곡을 작곡했습니다. 하이든의 전체 교향곡 중 단조로 된 곡이 11곡 정도인데, 무려 6곡이 질풍노도의 시기에 작곡되었습니다. 당시 장조의 곡을 선호했던 비엔나 사람들의 성향을 고려해 본다면 하이든의 단조 사용은 다소 이례적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단조가 특별한 표현 방식으로 인식되었는데, 주로 종교적 엄숙함과 감정의 극대화를 추구하기 위해서만 제한적으로 사용했습니다.
 
  에스테르하지 가문 악장인 베르너(Gregor Joseph Werner, 1693~1766)가 사망하자 당시 부악장이었던 하이든이 악장으로 승진했습니다. 그래서 베르너가 담당했던 종교음악과 하이든이 담당했던 세속음악을 이제 모두 작곡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하이든은 이때부터 교회음악을 새로운 교향곡 창작의 발판으로 삼았습니다. 그래서 <교향곡 44번>은 하이든의 강한 감정 표출과 의욕적인 실험을 통해 탄생한 극적인 단조 교향곡이 되었습니다.
 

  1771년 E단조로 작곡된 <교향곡 44번>은 슬픔(Trauer, Mourning)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부제가 단조인 44번 교향곡의 장조 악장에 붙여졌다는 것입니다. 사실 3악장에 '슬픔’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슬픈 분위기를 갖고 있지만 여유로운 아름다움이 느껴집니다.
 
  1악장(Allegro con brio)은 씩씩하고 빠른 템포로 시작하며, 반복되는 4음 모티프가 특징입니다.
 
  2악장(Menuetto e Trio)은 차분한 미뉴에트 선율이 아름답게 흘러가는데, 특이하게 E단조입니다.
 
  3악장(Adagio in E major)은 ‘슬픔'을 잘 표현하고 있는데, 강약의 대비는 미묘한 감정 변화를 드러내며 질풍노도 양식의 특색을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약음기(악기의 소리를 여리고 부드럽게 바꾸는 장치)를 단 바이올린의 애처로운 선율이 주도적으로 진행하며 차차 단계적으로 풍미와 멋을 살립니다. 특히나 현악기의 이동을 돕기 위해 뿜어져 나오는 호른과 오보에의 소리는 전체적 흐름의 질감을 살리는 데 효과적인 역할을 합니다.
 
  4악장(Finale: Presto)은 단일 주제로 악장 전체를 유기적으로 구성하며 마무리됩니다.
 
  하이든이 자신의 장례식을 위해 이 작품을 써달라고 부탁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실제로 이루어졌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1809년 9월 베를린에서 치러진 하이든 추모제에서 3악장을 사용하면서 “Trauer”이란 애칭이 붙여졌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감상하기!

  존 엘리엇 가드너(John Eliot Gardiner, 1943년 생) 지휘, Bavarian Radio Symphony Orchestra의 연주로 감상해 보시죠. 전체 연주가 28분 정도 소요되는데, 3악장은 14분 19초에 시작됩니다.
 
https://youtu.be/h3mYvbGiyL0?si=ABr764jIoQON2D1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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