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비노니의 아다지오(Adagio), 지아조토의 편곡인가 작곡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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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듣고 싶은 클래식/교향곡(관현악)

알비노니의 아다지오(Adagio), 지아조토의 편곡인가 작곡인가?

by 다시채 2024.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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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곡가는 잘 모르시더라도 이 곡은 많이 들어보셨을 것 같네요. 이렇게 유명한 알비노니의 아디지오가 위작논란이 있었는데, 한 번 알아볼까요?


  알비노니의 <아다디오>는 클래식 컴필레이션 음반(Compilation album)에서 자주 접했던 곡으로 지금까지 알비노의 작품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포스팅을 하게 되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블로그에 글을 작성하는 것이 귀찮기도 하지만 이렇게 클래식의 지평을 넓혀주어서 감사하기도 하네요.
 
  우리가 알고 있는 알비노니의 <아다지오>라는 작품은 알비노니와 그의 작품을 연구했던 지아조토라는 음악학자의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후라이드반 양념반으로 구성된 ‘반반치킨’ 같지는 않습니다. 이 곡을 연주하는데 11분 정도 소요되는데, 알비노가 작곡한 부분은 불과 몇 마디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이탈리아 작곡가 알비노니(Tomaso Albinoni, 1671-1751)는 알려진 곡이 거의 없는 잊혀진 작곡가였는데, 20세기에 들어와 <아다지오>가 알려지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알비노니를 세상에 알려지게 한 사람은 이탈리아의 음악학자 지아조토(Remo Giazotto, 1910-1998)입니다.
 

알비노니(좌)와 지아조토(우)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이미지입니다.
알비노니(좌)와 지아조토(우)

 
  먼저 알비노니에 대하여 알아볼까요? 알비노니는 비발디 코넬리와 같은 시기에 활약한 이탈리아 바로크 시대의 작곡가입니다. 알비노니는 50여 곡의 오페라, 40곡 이상의 칸타타, 바레트라고 이름 붙인 것을 포함한 100곡의 소나타, 59곡의 협주곡, 8곡의 신포니아 등의 작품을 남겼습니다. 바흐가 알비노니의 작품을 좋아하여 그의 작품을 편곡하고 교본으로 삼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알비노니는 당시 음악가들과는 매우 다른 삶을 살았습니다. 베토벤이 고용된 적이 없는 프리랜서 음악가로 알려져 있는데, 베토벤 보다 먼저 프리랜서 음악가로 활동한 사람이 바로 알비노니입니다. 그는 다른 작곡가들처럼 교회나 궁정에서 일자리를 구하려고 하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아마추어 애호가로 남기를 원했습니다. 알비노니는 자신을 음악으로 생계를 유지하지 않는 ‘자유로운 바이올리니스트’(musico di violino dilettante veneto)라 말했으며, 그의 작품 표지에 '딜레탕트(Diletante) 작곡가', 즉 '취미로 작곡을 하는 음악 애호가‘라고 기록했습니다. 작품 출판도 종이 제조업을 하던 집안 덕분에 쉽게 출판할 수 있는 특권을 누렸습니다.
 
  바흐가 관심을 보일 정도였다면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음악가였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작품이 유실되고, 알비노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그는 세상에서 잊힌 사람이 되었습니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직후, 이탈리아 음악학자 지아조토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드레스덴의 색슨 주립 도서관에서 선율과 바소 콘티누오(Basso continuo 바로크 시대에 사용된 통주 저음)만을 담고 있는 몇 마디의 악보 조각을 발견하게 됩니다. 지아조토는 치밀한 연구를 통하여 1708년경 알비노니가 <교회소나타 Op.4>를 작곡할 때 써둔 일부라는 결론을 내립니다. 그리고 1958년 지아조토는 조각 악보의 선율을 포함하는 오르간과 현악기 연주곡을 완성했습니다. 지아조토는 ’아다지오‘(천천히, 매우 느리게) 제목처럼 느리지만 숭고함이 느껴질 만큼 진지한 분위기를 표현하는 곡을 <아다지오>라는 제목으로 출판했습니다. 자신이 편곡만 했지 작곡한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
 
  이 작품이 발표되자 곧바로 <아다지오>는 알비노니의 작품이 아니라 지아조토 본인의 창작곡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게 됩니다. 그 이유는, 지아조토가 도서관에서 발견한 알비노니의 악보를 그 누구에게도 보여준 적이 없고, 도서관에서도 이 조각이 존재한다는 공식 기록이 없기 때문입니다.
 
  지아조토가 끝까지 알비노니의 악보 공개를 거부하고 세상을 떠나버리자 사람들은 알비노니의 작품이 아님을 확실하게 되었습니다. 후에 지아조토의 조수가 알비노니의 악보를 본 적이 있다고 증언만 했을 뿐, 그 악보는 단 한 번도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와 같은 위작에 대한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대중으로부터 큰 인기를 얻는 곡이 되었습니다. 왜 지아조토는 알비노니의 곡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증거는 공개하지 않았던 것일까요? 알비니노의 작품을 정리한 학자이기 때문에 알비노니의 음악을 자신이 완성해 보려는 순수한 의도 때문이었까요? 아니면 알비노니의 이름을 팔아 돈을 벌고 싶었던 것일까요? 지아조토는 이 작품의 저작권을 자신이 갖고 있도록 하여 많은 수익을 거두어들일 수 있었다고 합니다.
 

감상하기!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Herbert yon Karajan)이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음원으로 감상해 보세요.
 
https://youtu.be/t4DNY4bgtXM?si=lBBWU5dASDncH69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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