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의 아름답고 놀라운 기교를 느낄 수 있는 곡을 소개합니다. 치고이너바이젠(지고이너바이젠)은 1878년 파블로 데 사라사테가 작곡한 바이올린과 관현악을 위한 곡입니다. 아마 제목은 모르더라도 “아, 이 곡이구나~”라고 반응하게 되는 널리 알려진 곡입니다.
치고이너바이젠(Zigeunerweisen)의 배경
‘치고이너’란 집시를 가리키며, ‘바이젠’이란 선율, 가락을 의미합니다. 결국 치고이너바이젠의 뜻은 '집시의 노래'입니다. 약 1200만 명으로 추산되는 집시(Gypsy)는 인도의 북서부 지역을 본거지로, 페르시아를 비롯하여 아랍과 중동, 유럽, 러시아에 이르기까지 넓고 다양하게 퍼져있으며 이 중 800만 명 정도가 유럽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한 군데에 정착하지 않고 여러 곳을 떠돌면서 차별과 멸시를 받은 집시들은 자신들의 설움과 한을 그들의 음악에 담아내었습니다. 집시 음악의 서정적이고 애절한 멜로디는 한국인과의 정서와도 잘 맞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치고이너바이젠은 바이올린의 서정적인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기막힌 바이올린의 기교를 보여주면서도 우수와 열정이 어우러져 있는 명곡입니다. 치고이너바이젠은 헝가리 춤 차르다시의 리듬을 바탕으로 작곡된 단일 악장으로 연주시간이 10분이 채 되지 않습니다. 집시 음악이 대개 그러하듯 애절한 느낌의 전반부와 빠르고 화려한 후반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좀 더 세분하면 Moderato(보통 빠르기로), Lento (느리게), Un poco piu lento(좀 더 느리게), Allegro molto vivace(빠르고 매우 생기 있게) 순으로 전개됩니다.
사라사테(Pablo de Sarasate, 1844-1908)
스페인 북부 팜플로나 지방에서 태어난 파블로 데 사라사테는 바이올리니스트 겸 작곡가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바이올린 신동으로 알려져는데, 10세 때 스페인 이사벨라 여왕 앞에서 연주하고서 여왕으로부터 명품 바이올린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선물로 받기도 했습니다. 그는 데뷔한 이후 화려한 스타일의 연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역사상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린 니콜로 파가니니(1782-1840)를 계승하는 비루투오소(Virtuoso, 명연주가) 바이올리니스트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그는 “37년간 하루 14시간씩 바이올린을 연습해 왔는데, 사람들은 나를 가리켜 천재라고 부른다.”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이러한 사라사테를 여러 작곡가들이 여러 바이올린 곡을 작곡했다는 것을 통해 그의 바이올린 연주실력을 출충 했음을 가늠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사라사테 자신도 자기의 현란한 기교를 위해 여러 바이올린 연주곡을 만들었습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곡이 1878년 작곡된 치고이너바이젠입니다.
Tips!
감상할 유튜브 영상은 2개를 링크합니다.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 야샤 하이페츠(Jascha Heifetz)의 연주와 우리나라 출신 한수진 님의 연주도 감상해 보세요. 한수진 님에 대한 이력은 영상 자막으로 볼 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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