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재자 스탈린과 얽힌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3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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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 스탈린과 얽힌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3번

by 다시채 2023. 4. 5.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협주곡 중의 하나인 23을 소련의 포악했던 독재자 스탈린과 관련된 이야기로 풀어보고자 합니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모차르트에 관한 이야기는 그의 피아노 협주곡 21번에 관한 글에서 언급했기 때문에 여기서는 다른 이야기를 간단하게 해 보겠습니다.

 

  프랑스 작가 필립 솔레르스는 만일 모차르트가 환생하여 자신의 저작권을 받는다면 그 돈으로 조국 오스트리아를 사고도 남았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모차르트의 음악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모차르트의 작품 중 정식 쾨헬 번호(오스트리아 음악학자 루트비히 리터 폰 쾨헬)가 붙은 것이 626곡에 이르는데, 다양한 장르에서 훌륭한 작품을 남겼으니 그의 저작권은 어마어마했을 것입니다.

 

  모차르트의 작곡 방식은 베토벤과 달랐습니다. 여러 번 수정해서 너덜너덜해진 악보를 남긴 베토벤과 모차르트는 대부분의 작곡을 머릿속에서 끝내버렸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좀 과장된 말이겠지만 그래서 모차르트는 단기간에 작품을 완성하기로 유명했던 것 같습니다.

 

마리아 유디나가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3번을 연주한 앨범의 앞표지 사진입니다.
마리아 유디나의 모차르트 연주 앨범 (출처 : www.amazon.com)

 

피아노 협주곡 23번

  17863월 완성된 피아노 협주곡 제23번은 모차르트가 2년여에 걸쳐 공들인 작품입니다. 특히 독주에서 오케스트라 부분에 이르기까지 매우 견고하게 구성돼 독주자가 자유롭게 기교를 발휘할 수 있도록 비워두는 카덴차까지 직접 작곡해 넣었습니다. 카덴차(cadenza)란 악장이 끝날 무렵 독주 악기가 자유롭게 즉흥적으로 연주할 수 있는 것을 뜻합니다.

 

  3악장 중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2악장은 잔잔한 선율과 단조의 조화로 쓸쓸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아름다운 악장입니다.

 

 

스탈린과의 관련된 이야기

  이 곡의 아름다움은 서두에서 언급했던 스탈린의 일화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탈린(1879-1953)은 소련의 독재자로 개인의 자유를 말살하고 자신을 숭배하게 했던 공포정치가였습니다. 1943년 어느 일요일 저녁 스탈린은 라디오에서 피아니스트 마리아 유디나(1899-1970)가 연주하던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을 듣고 너무 좋아서 방송국에 음반(그 당시는 LP)을 보내 달라는 지시를 내립니다.

 

  하지만 라이브 연주였기 때문에 음반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방송국에서는 살벌한 독재자에게 음반이 없다는 말을  후한이 두려워할 수가 없었겠지요. 하는 수없이 그날 밤 부랴부랴 지휘자와 피아니스트 유디나와 관현악단이 연주를 녹음하여 다음 날 아침 스탈린에게 전달했다고 합니다. 지휘자가 떨어서 세 번째  지휘자가 녹음을 끝낸 후에..... 다행히 스탈린은 그 음반을 좋아해서 죽을 때까지 자주 들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며 저는 이 곡이 정말 아름다운 곡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스탈린이 음악에 얼마나 조예가 깊었는지 모르지만, 이 곡을 듣고 음반을 원했다는 것은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3번이 그만큼 아름다운 곡이었기 때문 아닐까요?

 

  또한 연주자들의 입장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스탈린에게 바쳐질 음반을 만들었던 사람들의 심정이 어떠했을까?” 이미 연주회를 마쳐 피곤한 상태에서 스탈린에게 바쳐야 하는 음반을 위해 갑자기 연주해야 하는 것은 편하지는 않았을 것 같았습니다.  

 

  책을 통해 확인해 보니 유디나만 빼고 모두 두려운 상태에서 새벽까지 연주를 했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이런 상태에서 연주를 해도 스탈린의 반응이 좋았다는 것은 이 곡 자체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은 저의 지나친 상상일까요? 참고적으로 유디는 러시아 정교회의 독실한 신자였으며 스탈린을 경멸했다고 합니다.

 

Tips!

  비교 감상을 해야겠지요. 칼 뵘(Karl Böhm) 지휘, Wiener Philharmoniker의 연주, 마우리치오 폴리니(Maurizio Pollini)의 피아노 연주를 먼저 들어보세요. 2악장을 감상하시려면 11분 14초, 3악장을 감상하시려면 18:31로 이동하시면 됩니다.


  두 번째 영상은 늑대를 키우는 엘렌 그리모(Hélène Grimaud)의 피아노, 라도슬라프 슈출크 지휘, 바바리안 라디오 챔버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2악장을 링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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