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르네상스 시대의 피렌체 화가 도메니코 기를란다요의 <노인과 어린이>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화가 기를란다요는 미켈란젤로의 스승이랍니다.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활동한 화가 도메니코 기를란다요(Domenico Chirlandaio, 1448-1494)는 오늘날 미켈란젤로의 스승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당시에 그는 최고의 벽화가였으며 초상화로 아주 유명한 화가였습니다. 기를란다요는 귀족들의 취향을 누구보다 잘 그려낼 줄 아는 화가였기 때문에 피렌체의 많은 귀족들의 사랑을 받았던 최고의 인기 화가였습니다.
그의 대표작품 중 하나인 <노인과 어린이>는 감정적 강도가 높은 독특한 초상화입니다. 빨간 옷을 입은 노인이 빨간색 옷을 입은 어린아이와 서로 마주 보고 있습니다. 나이 든 노인의 얼굴이 어린아이의 부드러운 피부와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신원을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할아버지와 손자로 보입니다. 노인의 어깨에 cappuccio(후드를 의미하는 이탈리아 단어)가 있는 것으로 볼 때 귀족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림 속의 노인과 어린이가 서로 바라보는 모습은 그들의 감정은 자연스럽게 보여줍니다. 당시 화가들이 특별한 사건이나 상징을 통해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던 것과 전혀 다릅니다. 특별한 동작이나 상징물이 없이 빛만으로 마음을 표현한다는 것이 이 작품의 특별함입니다.
두 사람의 애정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노인의 코입니다. 노인은 만성피지선염증으로 인한 여드름 때문에 손상된 딸기코종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초상화를 그릴 때에는 모델의 결점은 감추고 실제보다 미화해서 그리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노인의 보기 흉한 코가 도드라지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아이는 그런 할아버지를 피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가슴에 손을 얹은 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어쩌면 할아버지의 건강을 걱정하고 있은지도 모르겠네요. 노인도 두 손으로 아이를 감사 안은 채 온화하고 부드러운 표정으로 사랑스럽게 아이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런 두 사람의 모습은 강한 유대감과 정서적 교감이 느껴지게 합니다.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노인과 어린이는 누구일까요? 분명한 사실은 노인이 사망한 후 후손들의 요청으로 이 작품이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후손들이 사랑하는 노인을 잊지 않고 간직하기 위해서 작품을 의뢰한 것으로 보입니다.
오른쪽에 열린 창밖에는 두 개의 산이 보입니다. 당시 피렌체의 화가들은 열린 창문 너머의 풍경을 자주 묘사했습니다. 앞에 있는 산은 푸른 나무가 풍성하지만, 뒤에 있는 산은 차가운 회색으로 대조를 이룹니다. 푸른 앞산은 아이의 창창한 인생을 의미하고, 뒤의 황량한 회색 산은 노인의 남아 있는 인생을 암시하는 것 같습니다.
미술 역사학자 버나드 베렌슨(Bernard Berenson)은 “이탈리아 내외의 모든 15세기 회화 중에서 이보다 더 인간적인 이미지는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작품을 통하여 가족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은 서로 살아온 날이 다르고 앞으로 살아가 날이 다르지만 서로를 따뜻하게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이 참된 인생이라는 것을 울림을 가슴에 전달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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