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의 양면성을 보여준 카라바조의 엠마오의 저녁식사(Supper at Emma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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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이야기

인간의 양면성을 보여준 카라바조의 엠마오의 저녁식사(Supper at Emmaus)

by 다시채 2024. 4. 13.

  이탈리아의 화가 카라바조의 <엠마오의 저녁식사>라는 작품은 화가의 양면적인 삶과 시각을 잘 보여주는 작품인데,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클래식을 통해 인간의 양면성을 느끼게 해 준 음악가는 프란츠 리스트입니다. 블로그를 운영할 초기에 포스팅을 했는데 아래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회화를 통해 인간의 양면성을 느끼게 해 준 화가는 카라바조입니다.

https://dasichae.tistory.com/22

 

"인간의 양면성" 프란츠 리스트 순례의 해

오빠부대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리스트가 자유로운 사랑을 했지만 그의 내면에는 늘 종교적인 경건함도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리스트의 삶과 음악을 통해 인간이 가지고 있

dasichae.tistory.com

 

 

  이탈리아 화가 카라바조(Michelangelo Merisi da Caravaggio, 1571-1610)는 성경 속의 이야기를 주제로 그린 작품이 대부분이었지만 그의 삶은 도박 때문에 살인을 하고 도망자로 살았습니다. 그는 나폴리, 몰타, 시칠리아 등을 떠돌며 숨어 지내며 부상을 입고 불구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림에 몰두했습니다.

 

  <엠마오의 저녁 식사>는 카라바조는 후원자이자 팬이었던 로마의 귀족 치리아코 마테이(Ciriaco Mattei)를 위해 그린 것인데, 신약성경의 누가복음 24:13-32을 배경으로 합니다. 부활한 예수는 엠마오 마을로 내려가는 제자들에게 나타났지만 생전과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에 알아보지를 못합니다. 예수가 저녁 식사에 나온 음식을 축복기도할 때에 비로소 제자들은 예수임을 알아보게 되었지요. 이 장면을 많은 화가들이 즐겨 그렸지만, 카라바조는 독특하고 새로운 작품을 남겼습니다.

 

  이 작품에는 카라바조의 가장 큰 특징인 빛과 그림자의 극적인 명암 효과를 통해 생동감을 불어넣었습니다. 배경을 완전히 생략하여 등장인물들을 드라마틱하게 클로즈업하는 새로운 시도를 하였습니다. 또한 독특하고 도발적인 작품이기도 합니다.

 

카라바조의 &lt;엠마오의 저녁식사&gt;라는 작품을 보여주는 이미지입니다.
엠마오의 저녁식사(Supper at Emmaus, 1606년, 영국 내셔널 갤러리)

 

  카라바조는 예수의 제자들과 여관의 주인의 모습을 당시 이탈리아 서민 옷으로 묘사하였습니다. 예수는 평범하고 건장한 청년의 모습으로 수염이 없이 그려졌는데, 이는 당시 발견된 초대 교회의 성화의 영향과 미켈란젤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미켈란젤로는 시스티나 성당에 예수를 그릴 때 수염이 없는 모습으로 그렸습니다.

 

  그림의 한가운데 있는 예수가 식탁 위의 음식을 축복하고 있습니다. 다른 세 사람의 시선을 예수의 얼굴을 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모두 예수를 바라보고 있지만 서로 다른 두 가지의 시각이 표현되고 있습니다. 진실을 알고 깜짝 놀라는 두 명의 제자와 이를 믿지 못하겠다는 듯 쳐다보는 여관 주인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예수의 왼편에 서 있는 남자는 여관의 주인입니다. 합리적이고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예수와 제자들의 식사 장면에는 여관 주인이 등장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도 카라바조는 여관 주인을 등장시켜 부활하신 예수에 대한 종교적인 시각과 현실적인 시각을 대조적으로 묘사하였습니다. 어쩌면 카라바조는 인간의 양면성을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이 작품에서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왼편에 서 있는 여관 주인은 앉아서 놀라고 있는 사도들과는 달리 그는 비록 눈앞에서 펼쳐지는 일을 매우 침착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여관 주인은 비신자를 대표하고 있습니다. 그림에서 위치상으로 볼 때 여관 주인의 그림자가 예수를 가려야 하는데, 그의 그림자는 예수의 머리 뒤에 그려져 있습니다. 인간의 그림자가 예수 그리스도를 덮지 못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일까요? 부활한 예수가 현실을 초월한 존재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일까요? 아니면 비신자인 여관 주인이 무의식적으로 예수를 공경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는 것일까요?

 

  종교적인 시각은 부활하신 예수를 보고 놀라는 제자들의 모습을 통해 표현됩니다. 오른쪽에 있는 제자는 과장된 몸짓으로 놀라움을 드러내는데, 두 팔을 뻗은 모습은 십자가 처형을 상징합니다. 이 제자의 가슴에는 조개껍질을 달고 있는데, 이것은 성 야고보임을 알려 준다고 합니다. 스페인 북부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iago de Compostela)에 있는 성 야고보 성당을 찾아오는 순례객들이 가슴에 조개껍질을 징표로 달았던 것을 암시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야보고는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는 아니었습니다. 반면 왼쪽의 제자는 의자에서 일어서려는 듯한 역동적인 자세를 통해 그의 놀라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식탁 위의 놓여진 정물에도 상징적인 요소를 들어있습니다. 특히 식탁 앞쪽에 놓여 있는 과일이 그렇습니다. 썩은 사과와 색이 변하고 있는 무화과는 인류의 원죄를 상징하며, 포도는 예수의 피를 상징하며, 석류는 그 원죄를 이긴 그리스도의 부활을 상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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