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 클래식 공연 사상 가장 큰 해프닝을 일으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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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 클래식 공연 사상 가장 큰 해프닝을 일으키다!

by 다시채 2024. 2. 27.

  1913년 파리에서 초연되었을 때 당시의 관객들이 너무나도 충격적이어서 대소동이 일어났던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러시아 5인조 중 하 사인 스트라빈스키(Igor Fedorovich Stravinsky, 1882-1971)디아길레프(Sergei Diaghiley, 1872~1929)와 함께  <불새>, <페트로슈카>로  성공을 거둔  이후 세 번째 협력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로 약속합니다. 바로 <봄의 제전 The Rite of Spring이라는 작품으로 <불새>가 거의 완성될 무렵 스트라빈스키의 머릿속에서 이미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구성과 음악적 특성

  <봄의 제전>은 스트라빈스키의 원시주의(원시 민족의 야성적인 음악을 소재로 한 장르) 작품을 대표하는 걸작으로, 태양신에게 바치기 위해 선택된 처녀들이 제단 앞에서 희생되기까지의 이야기를 음악과 무용으로 표현한 곡입니다.  제1부는 8곡으로 이루어진 대지에 대한 찬양하는 내용이고, 제2부 6곡으로 처녀를 희생제로 바치는 의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봄의 제전>은 길고 혹독한 겨울을 보낸 고대 러시아의 이교도 부족이 다시 찾아온 봄을 맞아 태양신께 올리는 제전을 무대 음악으로 형상화한 것입니다. 제물로 바쳐진 처녀가 제전 앞에서 죽음에 이르도록 춤을 추며 희생된다는 내용입니다.

 

  봄소식을 기뻐하며 사람들이 처녀들을 신에게 산 제물로 바친다는 것이 왠지 섬뜩한 느낌을 들게 하는데, 음악적으로도 원시적이면서 야만적인 리듬, 난잡한 박자와 불협화음, 에로틱하고 야성적인 춤이 전개되는 독특함이 있습니다.

 

  스트라빈스키의 회상에 따르면, 봄의 신에게 바치는 희생 제물로 정해진 아가씨가 계속 춤추는 장면이 갑자기 머릿속에 떠올라 그 장면을 바탕으로 <봄의 제전>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스트라빈스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이미지입니다.
스트라빈스키의 모습 (출처 : robertgreenbergmusic.com)

초연 때의 반응

  리허설에서 스트라빈스키는 여러 번 난감한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복잡한 리듬과 현란한 화음들 때문에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은 악보를 보자마자 당황하였습니다. 그래서 작곡가인 스트라빈스키가 전혀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음악을 어떻게 연주를 해야 하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해야 했습니다. 무용수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복잡한 소리의 울림과 리듬 때문에 무대 위로 등장해야 할 때 자주 놓치고 말았습니다. 지휘자 피에르 몽퇴는 평소에 한두 번 연습하고 공연에 임했던 발레나 오페라 반주 관현악 리허설의 관례를 깨고 열여섯 번의 강도 높은 리허설을 했다고 합니다.

 

  스트라빈스키가 작곡한 발레 음악 <봄의 제전>1913529일 파리 샹젤리제 극장에서 당시 최고의 천재 무용수 니진스키(Vaslav Nijinsky)의 안무로 발레 뤼스(Ballet Russes, 러시아 발레단이란 뜻)가 맡아 초연했습니다.

 

  공연이 시작되자 들려오는 원시적이면서도 파격적인 리듬과 소음처럼 삑삑거리며 불협화음을 만들어내는 목관 소리는 관객들은 당황하며 흥분하기 시작했습니다. 음악뿐 아니라 과격하면서도 파격적인 니진스키의 안무는 관객들의 분노를 폭발시켜 버립니다. 차이콥스키의 <백조>와 같은 우아한 선율의 발레곡을 기대했던 파리의 관객들은 여태까지 들어보지 못한 충격적인 소리와 기괴한 춤사위에  공연장을 비아냥거리는 야유와 욕설이 난무했습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공연을 더 봐야 하니 조용히 하라는 고성까지 더해져 공연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공연장의 소동은 결국 경찰이 출동하고 나서야 겨우 진정되었고 공연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연주회에 참석했다가 중간에 공연장을 떠났던 생상스는 스트라빈스키는 음악을 다시 배워야 한다며 독설을 날렸습니다. 당대 최고의 오페라 작곡가 푸치니(Giacomo Puccini)안무는 우스꽝스럽고 음악은 완전히 불협화음이었다. 창조성과 재능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미치광이의 작품 같다.”라고.” 혹평하였습니다. 평론가들은 <봄의 제전>이 아니라 봄의 학살이라고 비평했습니다. <불새>를 극찬했던 드뷔시 마저 스트라빈스키를 "젊은 야만인"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초연 날의 소동을 2009<샤넬과 스트라빈스키>라는 영화 앞부분에서 볼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샤넬 코코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사랑을 다루는 영화인데 내용은 사실이 아닙니다. 두 사람이 알고 지낸 것은 맞지만 영화의 내용은 허구입니다. 이 영황 속에는 그 당시의 무대, 의상, 안무 등을 철저히 고증해 재현하였다고 해서 맨 아래 동영상을 링크하였습니다.

 

 

곡에 대한 평가

  큰 소란을 일으켰던 <봄의 제전>은 시간이 가면서 논란이 사라지고 작품성을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나아가 새로운 음악적 경향을 개척했다는 찬사와 함께 버르토크, 프로코피예프, 불레즈 등 많은 작곡가들이 이 작품을 참고하게 됩니다. 현재는 대부분의 공연은 발레 없이 오케스트라의 연주만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많은 음반을 발표한 지휘자 카라얀(Hrebert von Karajan, 1908~1989)은 어려운 악보 때문에 제대로 연주하기가 쉽지 않은 곡이라고 고백한 바 있습니다. 한편 스트라빈스키는 카라얀의 음반을 듣고 이것은 내 곡이 아니라고 화를 냈다고 합니다. 사실 제가 낭만주의 이후 현대 클래식을 즐겨 듣는 편은 아니하지만 카라얀의 연주뿐만 아니라 원초적인 리듬과 원색적인 음향을 추구하는 안탈 도라티(Antal Dorati)도 들을만합니다. 어쩌면 제가 이미 이 곡과 관련된 내용을 알고 나서 들어서 듣기 편했을 수도 있겠지요.

 

 

감상하기!

  위에서 언급한 <샤넬과 스트라빈스키> 영화 봄의 제전(Rite of Spring)을 감상해 보세요.

 

https://youtu.be/nuW1zdcbMKs?si=fnKVgmNsLwy2dU-a

 

  사이먼 래틀 경(Sir Simon Rattle)이 지휘하는 London Symphony Orchestra의 연주입니다.

 

https://youtu.be/EkwqPJZe8ms?si=9jzPXrGdOoISGhH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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