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인 12월에 많이 연주되는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에 대한 포스팅입니다. 구상에서 초연까지 30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 대곡으로 자유와 평화 그리고 인류애를 노래하는 위대한 음악유산입니다.
작곡가 베토벤에 대하애는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https://www.dasichae.kr/2023/08/Ludwig-van-Beethoven.html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은 고전시대가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새로운 낭만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대표적인 작품이자 오늘날 한 해를 마무리하고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는 연말 연주를 장식하는 작품입니다. 정확한 명칭은 '쉴러의 <환희에 부쳐>에 의해 4악장에 합창을 수록함'으로 되어 있습니다.
교향곡 9번은 런던 음악계의 유명인사였던 조지 스마트 경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그는 베토벤의 작품들을 영국에 소해했을 뿐만 아니라 베토벤을 여러 번 영국으로 초청했으나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스마트 경은 베토벤에게 새로운 교향곡 작곡을 위촉했습니다. 베토벤은 만족스러운 작곡료를 지급받고 2년 후 1824년 12월 중순에 교향곡 악보를 보냈습니다. 바로 이 곡이 <교향곡 9번>의 전신이 된 중요한 자료입니다. 이 악보에는 '런런 필하모닉 협회를 위해 작곡된 교향곡'이란 베토벤의 자필 서명이 적혀 있습니다.
교향곡 9번은 쉴러(Friedrich Schiller, 1759-1805)의 시 <환희의 부쳐, Ode to Joy>라는 시를 인용한 합창과 독창이 교향곡에 함께 들어가 있는 혁신적인 곡입니다. 기악과 사람의 목소리가 함께한 최초의 교향곡입니다. 베토벤은 22세 때 <환희에 부쳐>를 바탕으로 작품을 쓰려고 처음 생각했습니다. 이 시는 쉴러가 절친한 친구의 결혼식을 위해 쓴 것이지만 군주제를 반대하는 과격한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었습니다. 그래서 베토벤은 <환희에 부쳐>중 가장 비정치적인 두 개의 연을 고른 후 곡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위해 쉴러의 시에는 없던 별도 도입부 가사를 추가했습니다.
교향곡 9번을 작곡할 당시 베토벤은 청력을 완전히 잃었을 뿐만아니라 시력도 조금씩 흐려지는 상태에서 작곡한 그의 마지막 교향곡입니다. 베토벤은 슬픔 속에서 기쁨을 깨닫고 느끼는 것으로 승화시켰습니다. 진정한 기쁨과 환희를 표현하기 위해 사람의 목소리까지 동원하게 된 것입니다.
또한 이 곡은 음악으로 희망과 평화를 전하는 최초의 교향곡입니다. 이전에 음악은 상류층의 전유물로 일반인들이 범접하기 어려웠습니다. 음악의 내용도 음악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거나 행사와 예배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교향곡 9번은 인류 전체를 향한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기에 종과 문화를 초월하여 가장 널리 연주되고 있는 곡이기도 합니다.
자유와 평화, 그리고 인류애를 표현하는 이 곡은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세계 곳곳에서 연말연시에 연주되고 있으며, 유럽연합의 국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2002년 악보로는 세게 처음으로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기록 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습니다.
교향곡 9번은 베토벤이 교향곡 8번을 발표한 지 12년이 지난 1824년에 초연되었습니다. 베토벤과 두 명의 지휘자를 두고 합창단과 오케스트라가 연주했습니다. 청력을 완전히 상실한 베토벤은 합창단원들의 입술모양을 보고 곡의 진행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기록에 의하면 연주가 다 끝나고 객석에서 환호성이 터져나왔을 때 합창단의 알토 독창자가 베토벤을 관객 쪽으로 돌려세워 관객의 기립 박수 반응을 알아차리게 했다고 합니다.
1악장은 베토벤의 다른 교향곡들과 달리 매우 흐릿한 느낌으로 시작합니다. 장엄하고 생동감 있는 첫 번째 주제와 소박하고 정적인 두 번째 주제가 나옵니다.
2악장은 일반적으로 느린 악장인데 2악장은 1악장의 심각함을 완전히 뒤집는 스케르초(scherzo, 농담이나 해학이란 뜻) 악장입니다. 바이올린이 잘게 쪼개지는 듯한 음형들이 빠른 템포로 연주되는 것이 주제 부분입니다.
3악장은 아름다운 선율의 첫 번째 주제를 바이올린이 아련한 느낌으로 연주합니다. 템포가 좀더 빨라지면서 바이올린과 비올라가 두 번째 주제를 연주합니다.
4악장은 급격한 느낌의 프레스토 악장으로 날카로운 관악기들의 시작으로 콘트라베이스들의 저음이 어우러져 청중이 귀를 기울이게 합니다. 관악기와 콘트라베이스가 서로 대화하듯이 음을 주고받고, 그러다 귀에 익은 환희의 송가가 울리게 됩니다.
감상하기!
빌헬름 푸르트벵글러(Wilhelm Furtwängler, 1886-1954)의 지휘로 제2차 세계대전 후 처음으로 열린 바이로이트 실황 연주가 유명하지만 1951년의 모노연주입니다. 대신 클라우디오 아바도(Claudio Abbado, 1933-2014)의 지휘 베를린 필하모닉의 연주를 감상해 보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v=Nm4rvvX1k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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