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두아르 마네의 피리를 부는 소년(Le Fif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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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이야기

에두아르 마네의 피리를 부는 소년(Le Fifre)

by 다시채 2023. 12. 20.

   인상파 화가 마네의 <피리를 부는 소년>은 단순하지만 혁신적인 작품으로 인정받은 명작입니다. 이 작품을 한 번 살펴볼까요?

 


 

  사진기가 없었던 시절에는 실물과 같이 그릴수록 탁월한 그림으로 평가를 받았습니다. 19세기 프랑스에서도 사실적인 묘사가 유행했습니다. 인물 뒤에는 배경으로 그려져야 했고 원근법과 명암을 사용하여 공간감을 나타내어야 좋은 그림으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화풍 가운데 마네(Édouard Manet, 1832 ~ 1883)<피리를 부는 소년>1866년 살롱전에 출품했습니다. 어떠한 평가를 받았을까요? 사실 마네는 1859년부터 마네는 살롱전의 심사 위원회에 지속적으로 자신의 작품을 제출했으나 심사 위원들에게 계속 거절당하고 있었습니다.

 

&lt;피리를 부는 소년&gt;이란 작품을 보여주는 이미지입니다.
피리를 부는 소년 ,  97 x 160 cm, 오르세 미술관 소장

 

  <피리를 부는 소년>에 대하여 당시 심사 위원들과 미술 평론가들은 그림이 너무 단순하고 입체감도 없고 배경도 없을 뿐만 아니라 신분이 낮은 병사를 주인공으로 삼았다는 것을 지적하며 권위 있는 살롱전의 품위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작품의 실제 모델은 마네의 지인이 데려온 황제 친위대의 곡예단에 소속되어 피리를 부는 병사라고 합니다. 마네는 인상파 화가답게 소년이 피리를 입에 내는 순간을 포착했습니다. 소년은 볼이 약간 홍조를 띤 채 진지하게 피리를 부르려고 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배경이 전혀  없습니다. 입체감도 없어 평면적인 그림입니다. 밝고 어두운 명암도 소년의 손과 발 외에는 그림자를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단순하게 묘사했습니다. 색채도 검은색, 붉은색, 흰색, 노란색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당시 유행과 동떨어진 느낌이 들게 합니다.

 

 

  이러한 단순한 색채 사용법은 일본의 판화 우키요에에게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마네, 고흐, 모네 등 인상파 화가들이 우키요에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마네는 편지에서 평면적 표현과 원색으로 대상의 실재감을 강조하는 기법을 1865년 마드리드의 프라도미술관을 방문했을 때 벨라스케스의 작품을 모사하면서 배웠다고 기록했습니다.

 

  <피리를 부는 소년>은 사물을 재현하는 틀에서 벗어나 배경 없이 주인공만 그려도 되고, 원근감 없이 평면적으로 그려도 되고, 명암 없이 단순한 색으로 그려도 된다는 보여주는 근대 미술 시대를 열게 한 작품 중 하나입니다. 평면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오히려 인물에 생동감을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배경을 얼룩이 진 것 같은 회색으로 단순하게 처리함으로써 제복을 입은 소년을 더욱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마네의 그림을 몰라주었던 것은 아닙니다. 자연주의 작가이며 비평가인 에밀 졸라(Émile Zola, 1840~1902)는 "이렇게 간단명료하게 표현함으로써 강렬한 인상을 주는 표현방식은 본 적이 없다."라고 크게 감탄했다고 합니다. 

  

  <피리를 부는 소년>에서 주인공은 무엇을 연주하고 있는 것일까요?  진지한 표정으로 피리를 부르는 소녀는 어떤 노래는 연주하는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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