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간적인 포착을 즐겼던 에드가 드가의 <발레수업>
본문 바로가기
Chinese (Simplified) English Italian Japanese Korean Portuguese Spanish
미술 이야기

순간적인 포착을 즐겼던 에드가 드가의 <발레수업>

by 다시채 2023. 12. 10.

  프랑스의 인상주의 화가 에드가 드가의 대표작품인 <발레수업>에 대한 포스팅입니다.


  프랑스의 에드가 드가(Edgar De Gas, 1834 ~1917)는 모네, 르누아르 등과 함께 인상주의 화가로  분류되지만 결이 좀 달랐습니다.  드가는 풍경화에 대한 관심도 없었고, 외광 효과를 위한 야외 작업보다는 실내 작업을 더 좋아했습니다. 무용수가 춤추는 순간이나 말이 달리는 순간 등 움직이는 대상의 순간을 포착한 그림을 즐겼던 인상주의 화가입니다. 


  드가는 사랑도 하고 싶고 결혼도 하고 싶었지만, 예술을 위해 평생 사랑을 포기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드가는 여성을 소재로 한 그림을 가장 많이 그렸습니다. 두 번째로 많은 경마를 소재로 한 그림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드가가 평생 발레리나나 경마를 소재로 한 작품을 많이 그린 이유는 움직이는 대상의 순간 포착한 것을 즐겨했기 때문입니다. 발레리나에게 유혹되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발레리나의 엄격하게 훈련된 자세가 만드는 아름다운 선 때문이었습니다. 드가는 집안이 부유했기 때문에 오페라의 정기 관람권을 구입해 종종 발레리나들을 관찰하러 갈 수 있었으며, 유명한 무용수였다가 안무가로 변신한 쥘 페로가 친구였기 때문에 무대 뒤나 연습실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통행권도 얻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나이 든 남자 선생은 유명한 무용수였다가 안무가로 변신한 쥘 페로로, 드가의 다른 그림에도 여러 번 등장한다. 힘들고도 길었던 수업이 다 끝났는지 어린 무희들은 완전히 녹초 상태로 보인다. 엄하고 경직돼 보이는 선생님과 달리 학생들은 고단한 몸을 뒤틀며 스트레칭하거나 머리와 옷매무새를 다듬고 있다. 이렇게 화가는 발레 수업 후 체력이 소진된 소녀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포착해 화면에 새겼다. 쥘 페로와 친구 사이였던 드가는 이런 비공개 수업뿐 아니라 페로가 활약했던 파리 오페라 하우스도 편히 드나들 수 있었다.

 

 

  드가가 순간적인 포착을 선호하게 된 이유는 드가가 36세 때 시력이 급격히 나빠졌기 때문입니다. 발레리나들의 연습 장면을 그린 <발레수업>은 드가의 대표작품 중의 하나입니다.  이 그림에서 지팡이를 의지하고 서 있는 남성은 앞에서 언급한 쥘 페로입니다.  수업을 듣다가 발레리나들이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그린 것처럼 보입니다. 발레리나들의 모습 힘들고 피곤해 보입니다. 

 

  하지만 사실은 드가가 발레리나들의 이상적인 자세를 연구한 것들을 조합한 구성이라고 합니다.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휴식을 취하고 있는 무용수, 등을 긁고 있는 무용수는 드가가 인체의 움직임과 균형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 수없이 반복해서 만들어낸 포즈입니다.

 

에드가 드가의 대표작 &lt;발레 수업&gt;을 볼 수 있는 이미지입니다.
1873~1876년작, 85X75cm, 파리 오르세 미술관 소장

 

  무대 위에서 화려한 몸놀림으로 아름다운을 선사했던 발리리라의 삶은 사실 매우 고단했습니다. 당시 발레리나는 뼈가 성장해 굳어버리기 전의 어린나이에 혹독한 훈련을 받아야 했습니다.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 까 지는 수업을 받고, 그 이후부터는 계속 공연 연습을 해야 했습니다. 이런 훈련은 일주일에 6일 동안 계속되었습니다. 이런 훈련 속에 몸이 망가지고 수많은 소녀들이 불구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소녀들은 발레리나가 되기 위해서 버티고 또 버티었습니다. 왜냐하면 발레리나로 성공하는 것이 자신과 가족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실제 성공한 발레리나는 당시 교사의 연봉에 무려 8배에 달하는 연봉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만 큼 발레를 통해 성공하려는 소녀들의 경쟁은 전쟁처럼 치열했고, 그 결과 많은 소녀들이 몸을 망치고 버리게 되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알고 나니 그림 속의 발레리나들의 표정을 자세히 보고 싶어지는 마음이 드네요. 좀 어두워보이는 것은 저만의 느낌일까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