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행이론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공통점이 많았던 바흐와 헨델의 삶과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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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잡학 사전

평행이론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공통점이 많았던 바흐와 헨델의 삶과 음악

by 다시채 2023. 10. 7.

  바로크 시대의 걸출한 두 명의 음악가 바흐와 헨델은 비슷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두 음악가가 얼마나 비슷했는지 또한 무엇이 달랐는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바흐와 헨델 두 사람이 비슷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여러  군데서 보았던 내용들을 공통점과 다른 점이 무엇인지 정리했습니다.
 

공통점

1. 바흐는 ‘음악의 아버지’로 헨델은 ‘음악의 어머니’라고 불릴 정도로 두 사람은 음악사에  커다란 영향을 남긴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입니다.
 
2. 요한 세바스찬 바흐(Johann Sebastian Bach)와 조지 프레드릭 헨델(George Frideric Handel)은 모두 1685년 독일에서 태어났습니다. 바흐는 아이제나흐에서 태어났고 헨델은 할레에서 태어났는데, 두 도시의 거리는 불과 80마일(129km) 정도였습니다.
 
3. 두 사람 모두 가톨릭이 아닌 개신교인이었으며, 바흐는 <마태수난곡>과 헨델은 <메시아>와 등과 같은 종교 음악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겼습니다. 
 
4. 헨델은 <메시아> 악보의 마지막에는 SDG(Soli Deo Gloria,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이라고 기록했는데, 바흐는 자신이 작곡한 기독교 음악의 악보의 앞애는 JJ(Jesu, Juba, 예수여, 도와주소서)를 악보의 끝에는 SDG(Soli Deo Gloria,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를 써놓았습니다.
 
5. 두 사람 모두 당대 독일 최고의 오르가니스트 북스테후데(Dietrich Buxtehude, 1637-1707)에게 자신의 딸 마르가리타와의 결혼을 제안받았습니다. 북스테후데는 헨델에게 교회의 오르가니스트 자리를 권유했는데, 교회 규정상 직계 후손이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기의 딸과 헨델을 결혼시키려고 했지만, 헨델은 10살이나 연상인 마르가리타와 결혼할 순 없었기에 그의 제안을 거절하고 뤼벡을 떠났습니다.  2년 후 바흐가 뤼벡에 오자 북스테후데는 바흐에게도 똑같은 제안을 했는데, 당시 바흐는 바르바라와 연애 중이었기에 그의 제안을 거절하고 뤼벡을 떠났습니다.
 
6. 바흐와 헨델은 같은 병을 앓았고, 그 병 때문에 사망하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백내장 때문에 고통을 받았고, 똑같은 시술을 받았고, 그 후유증으로 인해 생을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7. 더 놀라운 것은 바흐와 헨델의  수술을 집도한 의사가 존 테일러였습니다. 조지 2세 국왕의 안과 의사로 임명되었는데 실력보다는 외모와 화술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탐욕적인 사람이라 사람들의 눈을 고쳐주겠다고 접근한 뒤 치료비만 챙기고 마을을 뜨는 경우가 비일비재했습니다.
  이런 테일러가 1749년 라이프치히를 방문하는 동안 테일러는 바흐의 병든 눈을 수술했는데, 그 이후 바흐는 완전히 실명 상태가 되었고 건강도 나빠져 사망하게 되었습니다. 외과의사의 아들인 헨델도 1751년 테일러에게 수술을 받았지만 회복되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사필귀정이라고 해야될까요. 테일러 자신도 눈이 멀었져 1772년 사망할 때까지 몇 년 동안 자신이 많은 사람들에게 가했던 것과 똑같은 어둠 속에서 고통을 받게 됩니다. 
 
 

바흐와 헨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이미지입니다.
바흐와 헨델

 

  이와 같이 바흐와 헨델은 공통적인 부분이 많았으나 두 사람은 평생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1719년 바흐는 작업을 위해 할레(Halle)로 갔고, 헨델은 그곳을 방문했습니다. 바흐는 헨델의 방문 소식을 알고 그를 찾아보았지만 안타깝게도 헨델은 그 전날 떠났습니다. 10년 후 바흐는 두 번째로 헨델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역시 만남이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차이점

1. 바흐는 1750년에 사망했고 헨델은 그로부터 9년 후인 1759년에 사망했습니다. 
 
2. 바흐는 외국에 나가지 않고 평생을 독일에서만 살았습니다. 독일에서도 동쪽인 라이프치히가 주 활동지로 바이마르, 베를린, 드레스덴 등이 그의 음악 무대였습니다. 반면에 헨델은 고국 독일을 떠나 이탈리아, 영국, 등에서 활동하였는데, 영국을 좋아해서 그의 국적까지 바뀌게 됩니다.  

3. 바흐는 결혼을 하였지만 헨델은 독신으로 살았습니다. 바흐는 두 아내를 통해 20명의 자녀를 낳았고 그들 중 절반인 10명이 성인까지 생존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세속적인 욕망이 강했던 헨델은 특이하게도 결혼은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여성과 이런저런 스캔들은 많았지만 혼외자도 그에겐 없었습니다. 

 

4. 음악적인 측면에서 바흐는 엄격한 대위법적 음악을 추구하였고, 기악음악에 능통했습니다. 반면 헨델은 영국 특유의 화성법적 음악을 추구하였고, 쉽고도 수려한 멜로디가 특징이며, 성악음악(특히 합창)에 능통한 작곡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고 바흐가 성악음악에 능통하지 못한 것도 아니며 헨델이 기악음악의 수준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라는 것은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5. 손실된 악보가 많지만  바흐가 남긴 작품은 1200개 정도로 추정되는 반면, 헨델은 612개 작품을 남긴 것으로 추정됩니다. 두 사람 모두 많은 작품을 남겼지만 바흐는 매주마다 예배용 음악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헨델보다 상재적으로 많은 작품을 남긴 것 같습니다.
 
6. 헨델은 자신의 최대 히트작품인 <메시아>를 최대 56번 공연한 반면,  바흐는 그의 대표작품인 <마태 수난곡>을 네 번밖에 관람하지 못했습니다.  
 
7. 헤델은 살아 있을 때 많은 명성을 얻은 반면, 바흐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바흐는 사후 멘델스존에 의해서 새롭게 재조명을 받게 됩니다. 바흐를 음악의 아버지라고 하고 헨델을 음악의 어머니라고 하지만 사실 서양음악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바흐가 더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 위대한 작곡가들인 바흐와 헨델의 같으면서도 달랐던 삶과 음악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글을 작성하다 보니 공통점과 차이점이 7개씩 맞추게 되었지만, 두 음악가의 공통분모는 생각보다 많기에 '평행이론'이란 단어를 붙이기에 어색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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