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젠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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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이야기

외젠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by 다시채 2023. 10. 2.

  이번에는 외젠 들라크루아(1798~1863)의 명작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아마 많이 보셨던 익숙한 그림일텐데, 이 그림이 있는 상징적인 의미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프랑스 화가 외젠 들라크루아(Eugène Delacroix, 1798~1863)는 어떤 원칙, 양식에 맞춰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분노, 열정, 갈망 등 인간의  내면을 그림으로 표현하려고 했는데, 이런 그림을 낭만주의 그림이라고 부릅니다.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은 1789년 7월의 프랑스 대혁명을 배경으로 한 것이 아니라 1830년 7월 혁명을 묘사한 작품입니다. 1830년 이 작품을 완성한 후, 들라크루아는 동생에게 보낸 편지에 "나는 조국을 위해 싸우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조국을 위해 이 작품을 그리고자 한다"라고 쓴 것을 통해서 혁명에 대한 들라크루아의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지만, 사실 프랑스를 상징하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합니다.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이란 작품을 보여주는 이미지입니다.
루브르 박물관

 

 이 그림 속에는 다양한 상징을 담고 있습니다. 먼저 프랑스 국기인  '삼색기'가 그림의 상단에  펄럭이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삼색기 색깔은 자유, 평등, 박애를 상징하지만, 그 당시 삼색기의 흰색은 왕의 가문을, 빨간색과 파란색은 파리와 파리 시민을 상징하는 색이었습니다. 왕가를 상징하는 흰색과 시민을 상징하는 빨간색과 파란색을 동등하게 동등하게 배치했다는 것은 왕과 동등한 위치에 서겠다는 파리 시민의 바램을 드러내는 상징입니다.

 

  이런 상징물인 삼색기가 그림 속에 세 번이나 그려져있습니다. 첫째, 그림의 한가운데 있는 여자가 높이 들고 있는 커다란 삼색기가 있습니다. 둘째, 여인의 발밑에 무릎을 꿇고 있는 듯한 시민의 옷 색깔을 통해 삼색기를 표현했습니다. 셋째, 그림의 왼쪽에 배경이 되는 노틀담 사원의 꼭대기에도 삼색기가 날리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세로 2.6미터, 가로 3.25미터의 대한 작품이기에 위의 이미지에서 발견하기 쉽지 않습니다. 아래 이미지를 보면 삼색기가 분명히 그려져 있습니다.

 

노틀담 사원의 꼭대기에도 삼색기가 날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미지입니다.
출처 : vop.co.kr

 

  작품의 중심에는 한 손에는 삼색기를, 다른 손에는 총검을 든 여성이 사람들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 여성은 그림 제목 그대로 '자유의 여신'인데, '마리안느'(18세기 프랑스에가 가장 흔했던 '마리'와 '안느'를 합해 민중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만듬)라 불리웁니다. 가슴을 드러낸 의상과 신발을 신지 않은 모습을 통해 이 여인이 그리스 시대의 여신임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또한 여인이 쓰고 있는 프리지안 모자(Pharygian bonnet)도 그리스의 여신임을 보여줍니다. '자유의 모자'라고도 불리는 프리지안 모자는 고대 로마시대의 노예들이 주인에게서 해방되었음을 알리기 위해 착용했던 것입니다. 이것을 통해 자유를 상징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피부에는 군데군데 얼룩이 묻어 있는 흔적을 통해 시민과 함께하는 인간보다도 더 인간적인 여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고적으로 미국의 자유의 여신상도 이 모습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모두 여성에게 홀린 듯 바라봅니다. 사람들의 다양한 복장의 인물을 등장시켜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참여하였음을 보여줍니다.

 

  그림의 맨 왼쪽에 칼을 들고 있는 남자는 앞치마를 두르고 있는데, 노동자 계급을 상징합니다. 정장 차림에 고급스러운 모자까지 착용하고 있는 사람은 화가 자신이 모델인데, 전문적인 직업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부르주아 시민을 표현한 것입니다. 부르주아는 재력이 신분이 낮다는 이유로 엄청난 세금을 내야 하는 등 부당한 취급을 받기 일쑤였기에 혁명 때마다 앞장섰던 자들입니다. 또한 여성의 오른쪽에는 어린 소년이 양손에 권총을 들고, 어깨에는 가방을 메고 있습니다. 이런 묘사는 시민군이 제대로 된 전투복장이 아니라 아주 열악한 상황을 보여주는 장치들입니다. 하지만 이 소년이 여성의 뒤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발은 여성의 발보다 앞에 있습니다. 이는 혁명이 성공하여 새로운 미래가 열렸다는 것을 표현한 것입니다.

 

  여성의 발밑에는 혁명의 참혹함을 보여주는 전투의 잔해와 시체들이 나뒹둘어져 있습니다. 오른쪽의 두 시체는 군복을 입고 있죠. 왕족 근위병들로 보입니다. 그러나 왼쪽의 시체는 바지는 물론 속옷과 신발까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거의 헐벗고 있는 것은 죽은 사람의 옷까지 훔쳐 입었어야 하는 당시의 빈곤함과 처참함을 나타냅니다.

 

  이렇게 그림의 의미를 살펴보고 감상해보니 어떠신가요? 그 당시의 자유와 평등을 향한 파리 시민들의 외침과 저항이 새롭게 느껴지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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