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의 차이를 보여주는 지단의 박치기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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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만난 좋은 글

문화의 차이를 보여주는 지단의 박치기 동

by 다시채 2023. 8. 15.

  지단의 박치기 동상은 문화의 차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행복의 기원]이란 책에서 인상 깊었던 것이라 이에 대한 포스팅을 합니다.


 

   2006 독일 월드컵 결승전은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대결이었습니다.  프랑스는 지단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마테라치에게 동점골을 내주어  90분 동안 승부가 가려지지 않았습니다.  연장전에 돌입했을 때 프랑스의 지단은 마테라치와 몇 마디 주고받더니 수비로 복귀하다 말고 마테라치의 가슴에 박치기를 하여 퇴장을 당했습니다. 지단이 퇴장당한 프랑스는 수적 열세에서도 잘 버텨냈지만 결국 승부차기에서 3-5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습니다. 지단 때문에 프랑스가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지단의 퇴장이 프랑스팀에 치명적인 전력 손실을 준 것은 분명합니다.

 

지단이 마테라치에게 박치기를 하는 장면을 보여주는 이미지입니다.
출처 : 얀합뉴스

 

  그 당시 노장이었던 월드 클래스 지단이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하고 격투기 선수처럼 행동했던 것일까요? 몇 년 후에 지단은 인터뷰를 통해 마테라치가 알제리 출신인 지단의 여동생을 언급하면서 모욕했다고 합니다. 2023년 4월 마테라치는 인터뷰를 통해 "그저 흔한 트래시 토크(경기중 주고받는 의미 없는 말)였다. 정말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라고 밝혔습니다. 경기 후 지단이 마테라치에게 유니폼 교환을 제안했고, 마테라치는 유니폼보다 네 여동생을 더 원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만일 우리나라 선수가 월드컵 결승전에서 상대선수를 박치기해서 퇴장을 당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제 생각으로는 그 선수에게 엄청난 국민적인 비난이 쏟아졌을 것입니다. 개인적인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고 중요한 경기를 망친 선수라는 오명을 평생 간직해야 할 것입니다.

 

  [행복의 기원의 저자] 서은국 교수는 문화의 차이를 지적합니다. 프랑스에서 지단은 영웅대접을 받습니다. 

 

  귀국 후, 파리의 콩코르드 광장에 수천명의 지지자들이 국기를 흔들며 박자에 맞추어 "지주! 지주!"를 연호했고,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 축구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한 만찬 자리에서 지단에게 "당신은 뜨거운 가슴을 가진 사람, 그래서 프랑스가 당신을 사랑하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박시기 사건에 대한 여론 조사에서도  61%의 프랑스인은 지단의 행위를 벌써 용서했다고 했고, 52%는 그의 행동에 공감이 간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것이 끝이 아니라 알제리 태생 프랑스 예술가 아델 압데세메드가 지단의 박치기 장면을 5m 높이 동상을 만들어 프랑스 지성의 상징인 풍피두 박물관 앞에 세워 놓았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통해 프랑스의 문화는 개인의 가치와 감정을 최대한 존중하고 수용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던의 박치기 동상을 보여주는 이미지입니다.
출처 : 중앙일보

 

  지단의 동상을 통해 또다른 문화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퐁피두 전시가 끝난 후 , 2022년 월드컵 개최국으로 확정된 카타르가 지단의 박치기 동상을 구입하여 2013년 도하 시내 해안 도로에 설치했습니다. 월드컵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었지요. 하지만 4주 만에 동상은 철거되고 말았습니다. 그 이유는 개인을 영웅시하는 동상이 우상화를 금지하는 이슬람 교리에 어긋난 것이라는 이슬람 강경파들의 반대여론과 박치가 동상이 폭력을 조장하는 한다는 주장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2022년 카타르 정부는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박치기 동상을 다시 세웠습니다.

 

지단의 박치기 동상을 철거하는 이미지입니다.
출처 : 중앙일보

 

  지단의 박치기 동상은 문화의 차이가 얼마나 큰 지를 보여줍니다. 서은국 교수는 "한 개인을 높이 세우는 문화가 있는 반면, 그를 눕혀 트럭에 심고 나가는 문화도 있다."라고 책에서 언급합니다. 개인의 감정과 선택을 존중해 주는 문화가 있고, 개인보다는 공동체나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전체주의적 문화도 있고, 종교적인 가르침이 사회를 문화 등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어떤 문화가 좋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개인적으로 저는 절대적으로 좋은 문화는 없고  상황이나 시대적인 배경에 따라 다양한 문화가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이 존중받아야 할 때가 있고, 때로는 개인보다 국가나 공동체적가 중요할 때가 있고, 경우에 따라 전혀 다른 이유에 의한 문화도중요할 때가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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