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실은 숨기고 싶은가?(Feat. 지인에게 건네 준 서양음악사)

  클래식 블로그를 운영한다고 하자 지인께서 서양음악에 대한 자료를 건네주셨습니다. 그 자료를 통해 클래식 음악가에 대하여 불편한 진실은 숨기고 싶은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글을 작성해 봅니다.

---

  그렇게 친하지 않아도 함께 할 수 있는 공통분모가 있으면 통하는 것일까요? 클래식에 대한 블로그를 운영한다는 말을 듣고 선 듯 지인은 본인이 공부했던 자료를 참고하라고 제공해 주셨습니다. 지난주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지인께 감사의 인사를 건네면서, 그분이 주셨던 자료를 통해서 얻은 몇 가지의 유익했던 것들을 말씀드렸습니다. 시중에 나와있는 자료에 언급되지 않거나 다른 내용이 건네주신 자료에 있었는데, 제가 그 자료에 있던 내용이 사실이란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는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아래 사진에 있는 자료들을 복사해서 주셨네요. 너무 감사했습니다.^^
 
  지인이 건네어 주신 자료는 대학에서 전공자들이 들었던 강의내용이라 좀 어렵지만 확실한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출판된 책이나 인터넷에 없는 내용도 있어서 매우 유익했습니다. 그중에 불편한 진실과 관련된 것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지인이 주신 클래식 자료

   차이콥스키의 죽음을 언급한 책이나 인터넷의 자료를 보면 두리뭉실하게 언급합니다. 나무위키에도 차이콥스키의 사망원인은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책에도 대부분 차이콥스키가 동성애자였다는 설이 있다, 콜레라로 죽었다, 자살했다 등을 언급하지만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식으로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 지식을 가지고 있던 저에게 지인께서 건네준 자료에는 "동성애자로서의 스캔들이 폭로되는 것을 두려워해 비소를 마시고 자살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라고 결론을 내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선뜻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어느 책에서 그의 죽음에 관한 의혹이 계속되자 1979년 부검을 다시 한 결과 비소중독이라는 결론이 나왔다는 내용을 보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독살할 때에 주로 흰색 비소가루를 이용한다고 합니다. 흰색이라 눈으로 구분하기 쉽지 않아 물에 녹인 다음 음식에 넣어 죽였습니다. 차이콥스키의 경우 타의든 지의든 본인이 먹은 것이겠지요. 

  하이든의 경우도 언급하고 싶습니다. 소년 하이든은 1740년 빈의 슈테판 대성당의 소년 성가대에서 활동했는데, 목소리가 굉장히 좋았다고 합니다. 변성기가 오게 되어 결국 하이든은 성가대에서 쫓겨나게 되었다는 기록이 대부분입니다. 미성의 소년들은 변성기가 오면 여지없이 쫓겨나야 하는 관례가 있었다고 하네요. 여담이지만 왜 쫓겨나게 되었다는 표현을 쓰지는 궁금합니다.
 
  그런데 지인께서 주신 자료에는 "공연 전 친구의 머리를 자르는 바람에 쫓겨나게 된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검색을 해보아도 이런 내용은 찾아내기 힘들었는데 결국 영어권 자료에서 이런 내용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차이콥스키의 죽음에 대하여 왜 부검결과가 나왔는데도 정확하게 언급하기를 꺼리는 것일까요? 
  하이든이 소년 성가대에서 쫓겨나게 되는 이유를 왜 변성기에서만 찾는 것일까요? 
 
  위대한 작곡가의 명성에 흠집을 내는 것을 꺼리는 것은 아닐까요? 저는 두 사람의 작곡가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저는 "불편한 진실"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이 단어를 검색해 보니 나무위키에 "많은 사람들이 암묵적으로 동의하지만, 대놓고 말하기는 꺼려지는 것들. 그게 사실이라고 해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 까이거나 비난받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되어 있네요. 하이든의 경우 소년 시절의 장난으로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차이콥스키의 경우 위대한 작곡가의 명성이 더럽혀지지 않도록 불편한 진실을 감추려고 하는 작가들의 조심스러운 입장이 반영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