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교향곡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시작되어 발전했는지를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합니다.
클래식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단어가 아마 '교향곡'(symphony)이란 단어일 것입니다. 교향곡은 오케스트라를 돋보이게 하는데 수십 명의 연주가들이 명실상부한 클래식 음악의 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음악회에서 가장 마지막에 연주되는 것도 이러한 특성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곡 모두가 교향곡은 아닙니다. 오케스트라에서 연주되는 곡 중에는 교향곡 외에도 교향시, 관현악곡, 협주곡, 서곡 등 여러 장르가 있습니다. 교향곡을 정의하자면, 오직 악기로만 연주되며 4악장으로 구성됩니다. 하지만 이것도 완벽한 정의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교향곡은 5악장으로 된 것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냥 작곡가가 교향곡이라고 하면 교향곡이 됩니다.
그렇다면 교향곡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요? 합주 협주곡에서 교항곡이 발전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발전한 이 장르는 곡의 템포가 '빠르게 - 느리게 - 빠르게'로 변하고 이것이 독립하여 3악장이 됐으며, 이후 미뉴에트 악장이 추가되어 최종적으로 4악장이 되었다고 합니다.
또다른 주장은 오페라에서 교향곡이 나왔다는 것인데 이것이 보다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오페라에는 서곡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오페라가 시작되기 전에 연주되는 짤막한 관현악곡입니다. 서곡은 관객들의 소음을 제거하는 일종의 '기능음악'이었습니다. 서곡만큼은 무대에 아무도 없으므로 오케스트라가 주인공입니다. 18세기 음악회 분위기는 떠들고 부스럭거리는 등 여러 소음으로 공연을 시작하기 어려웠습니다. 바로 이런 소음을 제거하기 위한 서곡이 오페라에서 독립하여 교향곡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1730년경, 이탈리아에서는 오케스트라만을 위한 독자 연추회가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연주하는 곡을 이탈리아어로 '심포니아'(sinfonia, 함께 울리다는 뜻)라고 불렀는데, 이것이 교항곡의 원조라고 합니다. 4악장 형식이 탄생한 시기는 18세기 초인데, 누가 그런 형식을 만들었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습니다. 보통 조반니 삼마르니(Giovanni Baista Sammarin, 1700-175)가 1734년에 작곡한 교향곡이 역사상 최초의 교향곡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생겨난 심포니아는 3악장 형식이 기본이었는데, 이를 발전시킨 곳은 독일의 만하임입니다. 당대 최고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던 악장 요한 슈타미츠는 기존의 3악장에 프랑스 궁정의 춤곡 '미뉴에트'를 삽입해서 4악장으로 정착시켰습니다. 그 후 교향곡의 형식을 잘 발전시킨 음악가는 하이든입니다. '교향곡의 아버지 '라고 불리우는 하이든은 미완성 작품까지 모두 108곡의 교향곡을 남기면서 전형적인 교향곡 형식을 완성했습니다.
하지만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교향곡은 왕과 귀족이 오락으로 편안하게 즐기는 음악에 불과했습니다. 음악가가 진지한 고뇌 끝에 심혈을 기울여 작곡하고, 곡에 심오한 메시지가 담기고, 관객들이 전율과 감동을 느끼는 등 교향곡이 오락이 아닌 예술로 격상된 것은 베토벤의 교향곡부터로 볼 수 있습니다. 베토벤은 9개의 교향곡을 통해 인간의 위대한 정신세계를 음악으로 표현하고자 했을 뿐만 아니라 음악적으로도 5악장 교향곡을 만들고 미뉴에트를 스케르초(scherzo)로 바꾸고 합창을 넣는 등 다양하게 새로운 시도를 했습니다.
또한 당시 콘서트에서 주역은 교향곡이 아니라 독창이나 독주였습니다. 교향곡이 콘서트 프로그램의 메인으로 부상하는 건 1780년대부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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