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에 가고 싶어요!" 하이든의 고별 교향곡 45번
본문 바로가기
Chinese (Simplified) English Italian Japanese Korean Portuguese Spanish
함께 듣고 싶은 클래식/교향곡(관현악)

"집에 가고 싶어요!" 하이든의 고별 교향곡 45번

by 다시채 2023. 5. 9.

  하이든은 "파파 하이든"이라 불리울 정도로 온화하며 따듯하게 사람들을 감싸주고 배려했을 뿐만 아니라 위트와 유머가 넘치는 사람이었습니다.  이러한 하이든의 인간적인 모습을 느낄 수 있는 교향곡 45번 "고별"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하이든(Franz Joseph Haydn, 1732-1809)

  하이든은 1766년 에스테르하지가(家)의 궁정악장이 되어 30년을 지냈습니다. 니콜라우스 후작(헝가리어표기 Eszterházy Miklós, 1714-1790)은 하이든의 음악에 만족하여 하이든의 집이 두 번이나 불이 났을 때 모두 복구할 수 있도록 경제적 지원을 해주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이든도 감사한 마음으로 그를 위해 30년 동안 일했을 것입니다.
 

오스트리아 빈의 하이든이 거주했던 하이든하우스(박물관)의 내부 사진입니다.
하이든이 빈에 거주했던 하이든하우스 내부 (출처 : wienmuseum.at)

 
  1765년 니콜라우스 후작은 헝가리의 시골지역 노이지들러 호수 맞은편에 여름 별궁을 지었습니다. 베르사유 궁전을 모방하여 건축한 이 궁전은 크고 화려했습니다. 126개의 방과 큰 도서관 그리고 여러 개의 큰 연주홀들 있어 ‘헝가리의 베르사유 궁전’이라 불릴 정도였지요. 후작은 이 궁전에 여름철 6개월 정도 머물렀는데, 1772년에는 8개월을 훌쩍 넘어갔습니다. 하이든은 궁정악장이라 가족과 함께 머물 수 있었지만 수용인원에 한계가 있어 대부분의 단원들은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만 했기 때문에 불만이 고조되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귀족들에게 함부로 항의하거나 건의하기 어려웠던 시절이었기에(하이든도 하인복장으로 근무), 하이든은 단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으면서도 후작의 기분도 상하지 않게 할 수 있는 기발한 방법을 생각해 냅니다. 음악을 통해서 표현하는 것이었지요. 그래서 탄생하게 된 것이 교향곡 45번입니다.

 

교향곡 45번 "고별(Farewell)"

   45번 교향곡은 빠른 1악장, 느린 2악장, 미뉴에트 형식의 3악장, 마지막 오케스트라의 악기 수가 점점 줄어드는 4악장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보통 4악장은 힘차게 연주되지만 45번의 4악장은 반대입니다. 하이든은 “자신의 파트가 끝나면 보면대의 촛불을 끄고 조용히 퇴장하시오.”라고 적어두었다고 합니다. 그가 지시해 놓은 악보의 내용대로 단원들은 본인의 연주 파트가 끝나면 촛불을 끄고(당시에는 전기가 없었음) 악기를 들고 무대에서 조용히 퇴장했습니다. 지금은 연주회에서 유머스러운 퍼포먼스로 즐기는 것이지만 당시에는 자칫 하극상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긴장감이 가득했을 것입니다.

 

 

  4악장의 앞부분은 교향곡의 통상적인 마지막 악장답게 빠른 템포로써 연주되고 느림표의 휴지기를 거쳐서 느린 후반부로 접어들게 됩니다. 이 부분에서 ‘고별’이 연출되기 시작합니다. 먼저 제2오보에와 제1호른이 사라지고, 콘트라베이스가 퇴장합니다. 그다음으로 현악 파트가 점차적으로 사라지는데, 첼로가 먼저 사라지고, 그다음 제2바이올린이 사라지고, 그 후 비올라가 사라집니다. 마지막에는 두 명의 제1바이올린만이 연주를 계속하면서 곡이 사라지듯 끝을 맺습니다.
 
  이 연주를 통해 니콜라우스 후작은 단원들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그다음 날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교향곡 45번은 “고별교향곡”으로 불리게 된 것입니다.

 

감상하기!

  2009년 하이든 서거 200주년 기념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에서 다니엘 바렌보임(Daniel Barenboim)이 지휘했던 마지막 곡이 고별 교향곡 4악장입니다. 4악장 중반부터 연주자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마지막에는 아무도 남지를 않아 지휘자가 당황하는 모습을 바렌보임이 익살스럽게 연기하는 것을 음악과 함께 감상해 보시죠.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