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르주 쇠라의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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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이야기

조르주 쇠라의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by 다시채 2024. 2. 19.

  점묘법이란 독특한 기법으로 신인상주의의 길을 열었던 프랑스의 조르주 쇠라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는 신인상주의의 시대를 연 프랑스 화가 조르주 쇠라(Georges Seurat, 1859-1891)의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쇠라가 이 작품을 발표했을 때가 27살이었는데, 안타갑게도 4년 후 독감에 걸려 31살에 급사했습니다. 대표 작품은 6점뿐일 정도로 정말 짧은 삶을 살았지만, 그가 남긴 흔적은 신인상주의라는 새로운 길을 제시하였습니다.

  인상파 화가들은 빛을 표현하는데 집중하여 사물의 형태 등을 소홀히 여긴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쇠라는 인상파 화가들의 빛에 관한 해석을 따르면서도 점묘화법을 통해 신인상주의의 길을 열었습니다. 쇠라는 빛과 색을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사진기의 원리나 지각 현상과 비교하면서 3원색인 빨강, 노랑, 파랑을 이용해 무수히 많은 작은 점을 찍어서 채색하는 점묘법이라는 독특한 기법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런 쇠라의 화풍은 이후 20세기 야수파 및 표현주의 예술의 등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 1884~86년, 207X 308cm,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이 작품을 보았을 때의 인상은 갑자기 빙하기를 맞이한 것처럼 모든 것이 정지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림 속의 인물들은 서 있거나 앉아 있거나 마치 만들어 놓은 인형처럼 잠자코 움직이지 않아 부자연스럽습니다.

  1884년 여름부터 쇠라는 그랑드자트 섬으로 가서 사람들의 모습과 풍경을 스케치했습니다. 2년 이상 동안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하며 다양한 모습을 화폭에 담았습니다. 이 작품의 크기도 컸지만 새로운 기법을 연구하고 고민하느라 오랜 시간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파리에서 가까운 센강에 위치한 그랑드자트 섬은 파리 중상층이 즐겨 찾는 휴양지였습니다. 사람들은 일요일 아침 미사에 참석하였다가, 그랑드자트에서 오후를 보냈습니다. 여름철 센 강의 그랑드자트 섬은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잘 차려입은 부부, 피서 나온 엄마와 아이, 뱃놀이하는 사람, 잔뜩 멋을 낸 아가씨, 풀밭에 치마를 펼치고 앉은 여인 등 48명이 그려져 있으며, 8대의 보트와 강아지 3마리, 원숭이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작품 속에는 당시 중산층의 휴식문화와 유행했던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장 차림입니다. 여성들의 차림새는 엉덩이를 강조한 버슬 스타일의 부푼 스커트에 모자와 양산, 지팡이까지 무척 화려합니다. 이런 복장으로 과연 편안하게 휴식을 즐길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길게 늘어진 그림자는 일요일이 서서히 가고 있다는 아쉬움을 말해 주는 것 같습니다.

 

 

  따사로운 햇볕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는가 한편 시원한 그늘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잔디밭에 편안하게 앉아 있거나 천천히 산책을 즐기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남녀 할 것 없이 모두 햇빛을 가리기 위한 양산이나 한껏 멋을 부린 모자를 쓰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멀리 수상 레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도 그려져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묘사하기 위해 쇠라는 원근법을 창의적으로 시도하였습니다.

  센 강의 강둑에서 낚시질을 하고 있는 여인은 창녀입니다. 여인이 낚시하는 진짜 목표는 멀리 보이는 군인들이라고 하네요.

  대부분 정장차림의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게 보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거칠어 보이는 뱃사공이 중산층 숙녀 옆에 앉아 있습니다.

  카푸친 원숭이들은 쇠라가 활동하던 당시 인기를 있었습니다. 원숭이는 음탕함을 상징한다고 하는데, 목줄을 맨 원숭이는 창녀인 여자가 성공적으로 존경받는 숙녀의 모습을 가장하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쇠라는 당대 프랑스 사회에 만연한 위선에 대해 은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쇠라는 작품이 완성된 지 1년 후 점묘 띠를 그려 넣었습니다. 감상자의 눈이 정확한 광학적 효과를 경험하도록 그림 속의 모든 색상과 보색을 이루도록 고안된 것이다라고 합니다.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는 미술사에 길이 남을 점묘법으로 그려진 명작이자만 당대에는 비평가나 수집가들로부터 외면받았습니다. 쇠라가 32세의 나이로 요절하자 그의 어머니는 이 작품을 프랑스 정부에 기증하려 했으나 거절당하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여러 소유자를 거쳐 1924년 미국의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가 구매하게 되었는데, 현재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가장 사랑받는 대표 소장품이 되었습니다. 너무나 인기가 많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다른 미술관에 대여해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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