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최초의 음악학교라고 할 수 있는 스콜라 칸토룸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그레고리안 성가에 대하여 포스팅을 하려다 먼저 스콜라 칸토룸을 소개하게 되었네요.
음악사에서 중세는 4세기 중엽부터 1515세기말까지의 약 1000년의 시기를 뜻합니다. 중세 초기 최초의 음악학교라 할 수 있는 '스콜라 칸토룸‘(Schola Cantorum, 노래하는 자들의 학교라는 뜻)이 세워졌습니다. 교황 실베스테르 1세(SylvesterⅠ, 재위 314-335)가 로마에 창설한 교회음악교육 기관으로 교황청에 소속된 성가대인 동시에 사제들에게 성가를 가르치는 음악학교였습니다.
그후 6세기에 교황 그레고리우스 1세(재위 590-604)는 사제들이 성가대와 성직자의 임무를 병행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하여 사제들은 성직자의 임무만 하도록 하고, 성가대의 역할을 위해 스콜라 칸토룸을 더욱 체계화시켰습니다. 칸토르(Cantor, 성가대의 리더)가 되길 원하는 소년들과 성인 남자를 데려다가 사제관 맞은편에 공동생활을 하면서 구전되어 오던 가톨릭교회의 성가를 가르쳤습니다.
스콜라 칸토룸의 교육에 관한 기록은 없지만 바로크 시대까지 내려온 전통을 근거로 추정해 보면 하루에 5시간 정도의 구전을 통한 가창, 연주, 화성악화성학,화성학화성학, 작곡의 기본 요소와 라틴 문법 등을 가르쳤습니다. 9년 동안의 엄격한 교육을 마친 이후에는 성가대원이나 합창장이 되어 바티칸의 교회나 각 지역의 교회로 파견되어 성가를 보급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레고리오 2세 교황(Gregorio, 재위 715-731) 기간에 스콜라 칸토룸을 중심으로 당시 구전되어 오던 다양한 성가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는데, 이렇게 정리된 성가들은 성가의 발전과 정리에 힘쓴 그레고리오 1세 교황의 이름을 따서 "그레고리 성가"(Gregorian chant)로 불리게 됩니다. 스콜라 칸토룸을 통해 배출된 자들로 인하여 서방 교회의 통일된 예배의식을 가르쳤을 뿐만 아니라 통일된 그레고리안 성가가 불려지게 되었습니다.
로마 교황청 교회를 위해 처음 설립된 스콜라 칸토룸의 영향으로 유럽 대도시의 대성당에는 대성당 학교(Cathedral School) 같은 음악학교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이 성가 학교들은 각 지역에서 음악의 중심 역할을 하게 됩니다.
12세기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다성음악'이 처음 탄생하게 되었으며, 베네치아의 산마르코 대성당에는 1403년 8명의 칸토르로 구성된 성가 학교가 만들어졌습니다. 이후 16세기에는 산마르코 대성당의 가수들이 전 유럽에서 활약하게 되고, 산마르코 성당은 교회 음악뿐만 아니라 세속 음악의 발전과 연주회장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오스트리아 빈의 슈테판 대성당의 성가 학교에서는 하이든과 슈베르트가 어린 시절 성가대원으로 활동하며 음악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오스트리아 빈이 고전주의 음악 시대 이후 음악의 중심이 될 수 있었던 것에는 슈테판 대성당 성가 학교의 역할이 큰 몫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로마에 세워졌던 스콜라 칸토룸의 전통은 유럽의 주요 도시 대성당으로 전해져 중세 시대, 바로크 시대 그리고 고전주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음악 발전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참고적으로 스콜라 칸토룸(Schola Contorum)의 부정적인 영향도 있었습니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성가대가 활동하며 회중들이 찬양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되었고, 지방마다의 독특한 성가의 특색이 사라지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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