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섬세하며 상징이 가득한 얀 판 에이크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화(The Arnolfini Portrait)
본문 바로가기
Chinese (Simplified) English Italian Japanese Korean Portuguese Spanish
미술 이야기

섬세하며 상징이 가득한 얀 판 에이크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화(The Arnolfini Portrait)

by 다시채 2023. 10. 25.

  유화를 사용하여 정교하고 섬세한 표현으로 감탄을 자아낼 뿐만 아니라 결혼식에 대한 상징이 가득한 얀 판 에이크 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화 >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현대 유화의 아버지로 알려진 네덜란드 얀 판 에이크(Jan van Eyck, 1395 - 1441)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화 The Arnolfini Portrait > 서양 미술사에서 여러 가지 상징이 들어간 가장 독창적인 그림으로 평가를 받습니다.

 

  이 작품의 감상 포인트는 믿기 힘들 정도의 정교함과 섬세함으로 감상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탄하게 만든다는 것과 결혼과 관련된 여러 상징이 가득하다는 것입니다.

 

&lt;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화&gt;를 볼 수 있는 이미지입니다.
<아르놀피니의 초상> 1434년 82*60cm, 런던 내셔널 갤러리

 

 이 작품은 부유한 이탈리아 금융가 아르놀피니와 이탈리아 명문 가문의 딸 조반나 체나미의 초상화인데 결혼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아르피놀리가 얀 반 에이크를 초청하여 결혼증명서와 같은 초상화를 의뢰하여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있는데, 기독교 결혼식에서 손을 잡는 행위는 두 사람이 하나가 되었다는 상징입니다. 안타깝게도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행복하지 못했고 아이도 없었습니다.

 

  샹들리에 아래와 거울 사이에는 벽에 글씨가 적혀 있습니다. "Johannes de eyck fuit hic. 1434"(얀 반 에이크 이곳에 있었다. 1434) 작품에 최초로 날짜와 서명을 표기를 했습니다.  반 에이크가 이런 특별한 순간에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도 결혼식의 증인이었다고 해석되기도 합니다. 당시에는 2명 이상의 증인만 있으면 결혼식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작품 속에 아르놀피니 부부가 입고 있는 모피 의상의 재질을 비롯해 따사로운 햇살에 어슴푸레하게 빛나는 샹들리에의 색감,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의 털 한 올까지, 그림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것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런 특징은 그림을 자세하게 보면 금방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가 포스팅을 할 때 이미지를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강한데 이 작품은 예외적으로 세부적을 확대한 부분의 이미지를 사용했습니다.

 

작품 속의 여성의 의상&#44; 그리고 남성과 여성의 팔지를 볼 수 있는 이미지입니다.
여성의 옷들과 손목의 팔찌

 

작품 속 중앙 상단에 있는 샹들리에를 볼 수 있는 이미지입니다.
샹들리에

 

   샹들리에는 단 하나의 촛불만 켜져 있는데, 모든 것을 지켜보시는 하나님을 상징합니다. 또한 이 촛대가 침실에 켜져 있어 다신을 기원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작품 속의 강아지를 볼 수 있는 이미지입니다.
강아지

 

  엄숙함으로 가득 찬 결혼의식에 강아지를 그려 넣어 발랄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초상화에 등장하는 개는 주로 충성심과 세속적인 사랑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작품 속 왼쪽 하단에 위치한 신발을 볼 수 있는 이미지입니다.
신발

   

   두 사람은 신발을 신고 있지 않습니다. 신발을 벗은 것은 종교 의례가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그 당시 맨발로 땅을 밟는다는 것은 다신을 보장하는 것으로 믿었다고 합니다. 

 

작품 속의 침대의 모서리 부분을 볼 수 있는 이미지입니다.
침대의 모서리

 

    침대 모서리에는 용을 밟고 있는 여인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이 여인은 두 가지 상징으로 해석됩니다. 하나는 출산의 주보성인이자 용으로 상징되는 마르가리타라는 것과 옆에 걸려있는 손빗자루 때문에 가정주부의 수호성인 성녀 마르타일 수도 있습니다.

  

작품 속 왼쪽에 위치한 창틀을 볼 수 있는 이미지입니다.
창틀

 

   살짝 열려진 창틀을 통해 식물을 그려 넣었습니다. 정말 놀라울 정도로 섬세합니다.

 

 

그림의 왼편에 그려지 과일을 보여주는 이미지입니다.
과일

 

  그림의 왼편에 있는 과일들도 기독교적 상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담과 이브가 따먹었던 선악을 알게 하는 열매를 상징하는데, 결혼이라는 의식을 통해서 정화되는 의미가 있습니다.

 

 

작품 속의 남성과 여성의 의상 그리고 신발과 양탄자를 볼 수 있는 이미지입니다.
남성과 여성의옷들, 신발, 양탄자

 

    아르놀피니가 입고 있는 옷은 당시 부르고뉴 궁정에서 유행하던 엄숙한 옷차림을 하고 있습니다. 반면 조반나는 상류층에서 즐겨 입는 녹색 드레스를 입고 있습니다. 녹색은 다산을 상징하는 색입니다.

 

작품 속의 볼록 거울에 묘사된 것을 보여주는 이미지입니다.
볼록 거울

 

  화면의 중앙, 즉 벽에 걸려 있는 볼록 거울에서 세밀함은 절정을 보여줍니다. 이 볼록 거울에는 방 안의 전경이 모두 들어가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방의 입구와 화가 자신, 즉 화면의 외부 세계까지 묘사되어 있습니다.  거울의 테두리에는 예수의 수난을 추모하는 기도인 '십자가의 길'을 나타내는 10개의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예수가 지옥에서 아담과 이브를 구해오는 것이 표현되어 있다고 합니다.

 

  거울 왼쪽에 있는 것은 수정 묵주인데, 신랑이 약혼녀에게 주는 대표적인 선물이었습니다. 수정은 순결을 상징하고, 묵주는 신부의 덕스러움과 남편에게 헌신해야 하는 의무를 암시합니다.

 

 

  지금까지 이 작품의 정교한 부분과 여러 가지 상징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렇게 많은 상징과 정교한 표현을 위해서는 그림의 크기가 커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나요?  이 작품의 실제 크기는 82cm x 60cm 밖에 되지 않습니다. 크기가 그리 크지 않은데도 이와 같은 섬세한 표현이 가능했던 것은 화가의 탁월한 관찰력뿐만 아니라 당시로서는 매우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유화'라는 새로운 기법 때문이었습니다. 색을 내는 안료가 엉기게 하는 용매로 달걀 대신 기름을 사용하고의 작은 발명은 미술사 측면에서 엄청난 사건입니다.

 

  유화가 등장하기 전의 교회 벽화는 대부분 프레스코(fresco) 기법으로 그렸습니다. 프레스코는 축축한 회벽이 마르기 전에 재빨리 그리는 것이라 수정을 할 수 없었습니다. 이탈리아 화가들이 완벽한 데생에 신경을 써야만 했던 이유가 바로 한 번 칠하면 수정할 수 없는 프레스코 기법에 있었습니다. 또한 제단화나 감상용으로 그린 패널화는 달걀의 노른자를 사용하는 템페라(tempera) 기법으로 그렸는데, 템페라는 그림에 생기를 주는 밝고 투명한 물감 막을 형성하는 장점이 있어 인기가 좋았습니다. 하지만 빨리 마르기 때문에 프레스코와 마찬가지로 수정이 쉽지 않았고, 여러 색이 섞여 일으키는 미묘한 농담 효과와 부드러운 색의 변화를 구사할 수 없다는 큰 단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반면 유화는 기름을 사용하기 때문에 마르는 속도가 느립니다. 이는 화가로 하여금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림을 수정하는데도 자유로웠습니다. 또한 여러 번 겹쳐 칠할 수 있어 물체의 부피감과 명암을 표현하는데도 장점이 있었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