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트라우스의 <라데츠키 행진곡 Radetzky March>,빈 신년음악회 앙코르 곡

  '왈츠의 아버지' 요한 슈트라우스가 작곡한 [라데츠키 행진곡]은 그가 남긴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곡이며, 빈 신년음악회의 앙코르 곡으로 자주 연주되는 곡입니다. 또한 그 당시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의 역사적 관계도 알려주는 흥미로운 곡이기도 합니다.

 

요한 슈트라우스(Johann StraussⅠ, 1804-1849) 

  빈에서 태어난 요한 슈트라우스는 어렸을 때 아버지의 상점에서 연주하는 악원에게 바이올린을 선물 받은 것을 계기로 음악가의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15세에는 관현악단의 비올라 연주자로 활동을 시작하였고, 19세 때는 라너 4중주단에 가입하여 악장역임을 했으며, 22세 때는 관현악단을 조직하여 작곡한 곡을 연주하며 활동하였습니다.
 
  초기에는 주로 유명한 기악곡을 편곡하였으나, 점차 자신만의 스타일로 빈 왈츠의 원형을 확립하는데 기여하여 ‘왈츠의 아버지’라는 명성을 얻게 됩니다.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라데츠키 행진곡]은 그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인 1848년에 작곡되었습니다. 

  슈트라우스는 지휘대에 서 있을 때나 가정에서 폭군처럼 강압적이었습니다. 그래도 그의 세 아들은 모두 음악가가 되었지요. 장남 요한 슈트라우스 2세는 ‘왈츠의 왕’이라는 불릴 정도로 아버지를 뛰어넘는 명성을 얻었고, 요제프와 에두아르도 유명한 음악가로서 삶을 살았습니다. 

라데츠키 행진곡(Radetzky March)

   이 곡은 오스트리아의 영웅 요제프 라데츠키(Joseph Radetzky von Radetz, 1766 - 1858)에게 헌정한 왈츠풍의 찗은 곡입니다. 라데츠키 장군은 당시 오스트리아의 식민지였던 이탈리아의 독립운동이 거세졌을 때  큰 승리를 거두었던 영웅이었습니다. 
 
  1848년 3월 오스트리아에서는 부패한 메테르니히가 시민혁명으로 실각하게 되자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를 중심으로 독립운동이 거세게 불꽃처럼 타오르게 되었습니다.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의 적대적인 관계를 보여주는 또 다른 작품은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으로 유명한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인데, 링크를 눌러 참조하시면 됩니다.) 이러한 상황을 라데츠키가 이끄는 군대가 잔인하게 제압하여 큰 승리를 거두게 됩니다. 라데츠키의 군대가 빈으로 개선하게 되었을 때 슈트라우스는 그의 이름 딴 [라데츠키 행진곡]을 만들어 헌정하게 됩니다.
 
  이 행진곡으로 인해 요한 슈트라우스는 반혁명적인 작곡가라는 오명을 얻어 빈을 떠나 런던으로 건너가 지내기도 했으며, 아들 요한 2세도 아버지의 행동을 매우 싫어했습니다. 하지만 1848년 8월 31일 초연되었을 당시에는 3번이나 앙코르를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이 곡에 대한 감정이 안 좋을 수밖에 없는  역사적인 사건이 얽혀있네요.
 

빈 신년음악회가 열리는 무지크페라인 황금홀 (출처 : 한국 오스트리아음악협회)

 
  [라데츠키 행진곡]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신년음악회에서 앙코르 곡으로 유명합니다. 특이할 만한 것은 지휘자가 청중을 바라보고 지휘를 하며, 관객들은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지휘자의 지휘에 맞춰 박수를 치며 함께 연주를 완성해 간다는 것입니다(맨 아래 링크한 동영상을 꼭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한 동안 사람들이 이 곡에 대한 거부감이 강했지만, 시간이 흐르자 정치적 성향을 떠나 대중들에게 인기 있는 곡으로 자리매김을 했습니다. 지금은 행진곡뿐만 아니라 그 자체의 밝고 경쾌한 분위기 때문에 축하나 파티에 사용되기도 합니다. 

  오스트리아와 아주 멀리 떨어진 칠레에서는 1896년부터  칠레의 군인이자 정치인으로, 칠레의 독립을 위해 활약했던 민족의 영웅 베르나르도 오이긴스(Bernardo O'Higgins, 1778-1842)를 기리며 진행하는 군대 서열식에서 라데츠키 행진곡이 연주되기 시작했습니다.

 

  빈 신년음악회에 대하여 자세한 내용을 원하시면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

https://www.dasichae.kr/2023/07/Neujahrskonzert.html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빈 신년음악회(Neujahrskonzert der Wiener Philharmoniker)

 

비교 감상하기!

 첫 번째 링크 :  카를로스 클라이버(Carlos Kleiber, 1930-2004)가 지휘한 1989년 빈 신년음악회에서 라데츠키 행진곡을 연주한 것입니다. 클라이버는 음악에 집중하며 지휘를 합니다.
 
 두 번째 링크 : 다니엘 바렌보임(Daniel Barenboim)이 2009년 빈 신년음악회에서 연주한 것입니다. 바렌보임은 뛰어난 쇼맨십을 보여주어 클라이버와 다른 스타일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