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차이는?

  이번에는 클래식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교향악단)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합니다. 베를린 필하모니, 빈 필하모닉 등으로 명칭 하는 교향악단이 있고,  시카고 심포니, 베를린 도이치심포니 등 심포니란 이름을 쓰는 교향악단이 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다른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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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키백과에 의하면 '오케스트라'(ορχήστρα)라는 말은 본래 고대 그리스 합창단이 노래하고 춤추던 장소를 뜻하였는데, 17세기말에 다시 부활하여 18세기 초 프랑스에서는 연주자를 의미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모두 연주를 의미하는 오케스트라이지만 어느 오케스트라에는 필하모닉을, 어느 오케스트라에는 심포니란 명칭이 사용합니다. 그렇다면 '필하모닉'과 '심포니'라는 단어에 차이가 있는지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필하모닉'(philharmonic)은 '하모니아'(harmonia)라는 단어에 '사랑'을 의미하는 'phil'을 붙여서 만든 합성어 '필하모니아(philharmonia) '에서 나온 형용사입니다.  번역하면, '음악(하모니)을 사랑하는'이란 뜻입니다. 반면 '심포니'(symphony)는 원래 그리스어 '신포니아'(sinonia)에서 나온 것으로, '함께 내는 소리', '조화로운 소리'라는 의미입니다. 음악을 사랑하는 것과 함께 조화로운 소리를 내는 것은 분명히 다른 것이지만, 실제 오늘날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차이가 없습니다. 호칭만 다를 뿐 70명에서 120명 까지의 단원은 거대한 오케스트라를 말합니다. 참고적으로 챔버 오케스트라(Chamber Orchestra)는 50명이하의 소규모 오케스트라 또는 현악기들로 구성된 악단을 의미합니다.

 

 

  오늘날에는 필하모닉과 심포니 악단의 차이가 없지만, 과거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오케스트라가 설립되었을 때, 누구의 지원을 받았느냐에 따라 이름이 달랐습니다.  부유한 자산가의 후원을 받아서 설립한 오케스트라는 필하모닉을, 국가나 도시, 기관 등의 지원을 받아서 설립한 오케스트라에는 심포니라는 이름은  붙였습니다.

 

 필하모닉이라는 말이 처음 사용된 때는 1813년, 영국 런던에 필하모닉 협회가 결성된 후부터입니다. 필하모닉 협회는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뜻인데, 회원 대부분은 왕정 시절에는 귀족들, 산업혁명 후에는 막대한 부를 축적한 신흥 부르주아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이들은 런던에 이렇다 할 오케스트라단이나 실력 있는 연주자들이 참여하는 정규 연주회가 없다는 사실을 안타깝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필하모닉 협회를 설립하고, 실력 있는 연주자나 작곡가들을 위한 연주회를 열기 시작했던 것이지요.

 

  1813년 8월 필하모닉 협회의 첫 번째 연주회에서 하이든과 베토벤의 교향곡이 연주되었습니다. 필하모닉 협회는 작곡가들에게 작품을 위촉하기도 했으며, 그 결과 베토벤의 교항곡 9번 [합창]이 탄생했다고 합니다.

 

 

  필하모닉 협회는 철저히 회원제로 운영되는 배타적인 모임이었습니다. 이 협회에서 개최하는 음악회에는 후원금을 내는 회원들만 입장할 수 있었는데, 입장권도 아주 고가였습니다. 대신 최상의 연주를 보장했습니다.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거장급 연주자들을 초빙했으며, 유명한 작곡가들에게 작품을 의뢰하고, 그 작품의 초연을 도맡아 공연을 했습니다. 

 

  반면 지방도시나 작은 관공업체의 후원을 받아 설립된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중산층 이하 서민들을 위한 오케스트라였습니다. 따라서 입장권도 필하모닉보다 저렴했고 프로그램도 대중적이었습니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처럼 새로운 작품을 초연하기보다는, 서민의 귀에 익숙한 음악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습니다. 이런 선입견 때문인지 '필하모닉'이라는 이름이 ' 심포니'보다 '고급스럽다'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어디까지나 과거에 해당되는 이야기일 뿐입니다.

 

  지금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차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연주하는 능력의 차이도 없습니다. 오케스트라의 사정에 따라 '필하모닉'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하고, '심포니라는 이름을 붙일 뿐입니다. 만일 한 도시에 두 개의 교향악단이 있다면, 중복을 피하기 위해 한 곳은 필하모니, 다른 한 곳은 심포니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그런 경우에 해당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