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가 낳은 위대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대표작품 중의 하나인 [감자 먹는 사람들]이란 그림에 대한 포스팅입니다.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의 대표작은 무엇일까요? 아마 [해바라기], [별이 빛나는 밤], [귀가 잘린 자화상] 등을 떠올리시는 분이 많을 것입니다. 노란색을 즐겨 사용했던 고흐의 다른 작품들과 다르게 상당히 어두워 고흐 작품 같지 않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고흐가 자기의 대표작으로 꼽았던 작품은 [감자 먹는 사람들]입니다. 고흐가 네덜란드에서 활동하던 초기에 그린 작품으로, 고흐가 그린 회화중 여러 사람을 그린 최초의 완성품입니다. 신도 아니고 왕이나 귀족도 아니고 가난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왜 고흐는 이 작품을 자신의 대표작으로 생각했던 것일까요? 고흐는 [만종]을 그린 장 프랑수아 밀레(1814-1875)를 좋아해서 밀레처럼 농촌의 애환을 담고 싶은 그림을 그리고 싶어 했기 때문입니다.
[감자 먹는 사람들] 은 고흐가 네덜란드 누에넨을 떠나 아인트호벤으로 가는 길에서 만난 가족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고흐는 지친 몸을 이끌고 길을 걷던 중 한 집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피곤함이 가득한 농부는 자신을 호르트로 소개하고 고흐를 가장 큰 방으로 안내했습니다. 고흐는 식탁이 있는 방에서 여자 네 명이 감자를 먹고 있는 장면을 보게 됩니다.
그림 속에는 남자 한 명과 여자 네 명이 있는데, 아내와 시어머니와 두 명의 딸 같습니다. 고된 일을 해서 그런지 가족들의 모습은 피곤하고 무표정한 표정으로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왼쪽 상단 벽에 붙어 있는 시계는 7시를 가리키고 있네요. 호롱불만이 이들을 비추어 줍니다. 식탁에는 감자가 담긴 큰 접시가 있습니다. 식사가 막 시작되었는지 쟁반에 담긴 감자는 아직도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습니다.
남편은 뼈가 앙상히 드러나는 손에 쥔 포크로 감자를 찍어 먹으려 합니다. 당시 감자는 힘든 노동을 하는 사람들의 음식으로 여겼기 때문에 유럽인들은 감자 먹기를 거부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토양 상태나 온도에 예민하지 않고 잘 자라며 포만감과 영양분이 많았기 때문에 노동자들에게는 먹기 좋은 농작물이었습니다.
그 옆에는 딸은 아버지의 눈치를 봅니다. 딸의 손은 험한 농사일을 해서 아름답지 않습니다. 다른 딸은 뒷모습만 보이는데 체구가 작은 것으로 볼 때 작은 딸 같습니다(전기불 아래 중앙에 뒷모습을 보이기에 예수님을 표현한 갓으로 해석하기도 함). 아내는 커피를 따르고 있는 것일까요? 당시 커피는 무척 고가였기에 커피가 아니라 다른 음료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옆에 있는 시어머니가 컵을 들고 자기에게도 달라고 요청하는 것 같습니다. 과일이나 야채가 없고 오직 감자 음료뿐입니다. 칙칙해 보이는 그림 곳곳에 이 가정의 가난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말할 기운이 없어서 그런지 즐겁게 웃으면서 식사하는 것은 아니지만 게걸스럽게 배를 채우는 것도 아닙니다. 서로 차를 따라주고 감자를 건네주는 잔잔한 사랑이 묻어 있습니다. [감자 먹는 사람들은]은 겉은 무뚝뚝하지만 속정이 깊은 농부들의 모습을 묘사한 작품입니다.
고흐는 이 사람들을 그림에 담아내기 위해 가족들의 손만 따로따로 40번 이상 습작을 했다고 합니다. 고흐는 이 작품이 마음에 들어 했고 완성 후 하나를 더 그렸다고 합니다.
"나는 램프의 불빛 아래서 감자를 먹고 있는 이 사람들이 접시를 들던 바로 그 손으로 땅을 팠다는 사실을 보여주려고 했다. 곧 그 그림은 손과 노동을 이야기한다. 그들이 얼마나 정직하게 자신의 양식을 구했는지 떠올리게 한다."
이 작품에 대하여 고흐는 남동생 테오(1857-1891)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언급합니다. "언젠가 [감자 먹는 사람들]이 진정한 농촌 그림이라는 평가를 받을 거야. 나는 [감자 먹는 사람들]이 아주 좋은 되리라 믿는다."
고흐는 여동생 빌헬미나에게도 보낸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감자 먹는 농부를 그린 이 그림이 내 그림들 중 가장 훌륭한 작품으로 남을 것이다."
이 그림을 본 당시의 화가들은 칙칙하고 지저분한 색을 사용한 이 그림에 대해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습니다. 또한 구매할 수 있는 부유한 사람도 이 그림에 흥미를 느끼지 않았을 것입니다. 호화롭게 사는 귀족들이 가난한 농부들이 감자를 먹는 그림에 관심을 가질 리가 만무했겠지요. 심지어 농부들조차도 자기들이 날마다 보는 모습이라 별로 좋아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고흐는 이 작품을 상당히 좋아했으며 평생 이 작품을 자신의 대표작 중 하나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농부는 일요일에 신사복 같은 것을 입고 교회에 갈 때보다 거친 옷일 입고 들판에서 일할 때가 더 아름답다"라고 말한 것을 볼 때, 고흐는 고달픈 농부들의 삶이 숭고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생각한 것 같습니다.
고흐가 그림 속의 가난한 농부의 가족들을 통해 인간의 삶은 쉬운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진정성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 자체가 숭고해보입니다. 고흐의 같은 화가나 나의 모습을 숭고하여 여겨 작품으로남기고 싶을 성실하고 최선을 다하는 일상을 살아야 한다는 자극을 받습니다. 저나 여러본 모두 최선을 다하시는 삶이 되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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