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자장가를 소개하는 글입니다. 모차르트의 자장가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모차르트가 작곡하지 않은 자장가입니다.
"잘 자라 우리 아가. 앞뜰과 뒷동산에 새들도 아가 양도 다들 자는데." 이 가사만으로도 쉽게 어떤 곡인지 알 수 있는 곡이며, 전 세계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모차르트의 <자장가 wiegenlied, K350> 자장가입니다.
미국의 정신의학자와 심리학자들이 모차르트 효과를 찾아내려는 연구를 했는데, 그 결과는 모차르트 음악이 가벼운 시술을 받는 영유아의 통증 완화에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는 국제학술지 <소아학 연구> 2023년 8월 29일 자에 게재되었습니다. 이 연주에서 사용된 음악이 조금 전에 언급했던 모차르트의 자장가(Lullaby)입니다. 하지만 사실은 모차르트가 작곡한 자장가가 아닙니다.
모차르트의 작품을 정리랬던 오스트리아의 음악학자 쾨헬(Ludwig von Kochel, 1800-1877)이 모차르트가 자신의 작품 연구를 위해 플리스의 곡을 직접 필사해 놓은 것을 모차르트의 작품으로 오인하고 넘버(Koche-Verzeichnis, 쾨헬 목록)를 부여했습니다(K. 350). 그래서 모차르트의 작품으로 알리지게 된 것이죠.
20세기 초 독일의 음악학자 프리들렌더(Max Friedlaender, 1852-1934)는 함부르크 대학의 도서관에서 모차르트의 <자장가>와 똑같은 음악을 발견합니다. 그 발견한 악보에는 <고터의 자장가, 플리스 작>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었고, 악보의 발행 연도는 1796년이었습니다. 베르나르드 플리스(Bernhard Flies, 1770-?)는 아마추어 작곡가였고, '고터'는 독일의 고전 시인이자 극작가인 프리드리히 빌헬름 고터(Friedrich Wilhelm Gotter, 1746-1797)를 말합니다.
그래서 학자들은 모차르트가 <자장가>를 작곡한 것이 아니라는 확신을 갖고 다시 연구에 착수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플리스 역시 이 자장가의 작곡가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진짜 작곡가는 18세기 독일 바로크 작곡가 플라이쉬만(Johann Friedrich Anton Fleischmann, 1766-1798) 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위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작곡은 플라이쉬만이 먼저 했고, 이후 플리스가 플라이쉬만의 멜로디에 고터의 희곡을 붙였으며, 모차르트가 플리스의 <고터의 자장가>를 필사했고, 그 후 코헬이 모차르트의 곡으로 인식하여 코헬번호를 붙인 것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이 자장가는 모차르트 작곡으로 알고 있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사람들이 모차르트의 작품으로 인식해왔기 때문에 모차르트의 곡이 아니라고 수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이 곡은 모차르트의 <자장가, K. 350>이라는 제목으로 악보와 음반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자장가는 원래 3절인데, 한국에서는 2절로 되어 있습니다. 6/8박자의 느린 노래로 어딘지 모르는 슬픔이 배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옛날에는 영아사망률이 높았기 때문에 잠든 아이가 다시 깨어나지 못하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내막을 알고보니 자장가가 더 의미 있게 느껴지네요.
감상하기!
https://www.youtube.com/watch?v=vXRzq_8bJ3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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